"총성에 역사 직감"…주먹 치켜든 트럼프, 퓰리처상 기자가 찍었다

머니투데이 민수정 기자 | 2024.07.15 10:03
15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유세 현장에서 귀에 총상을 입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지자를 향해 주먹을 불끈 쥐며 "싸우자"고 외치는 장면을 촬영한 사람은 AP의 수석 사진작가 에반 부치(47)다. 위 사진은 에반 부치가 촬영한 사진./사진=X(엑스, 구 트위터)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유세 현장에서 귀에 총상을 입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자를 향해 주먹을 불끈 쥐며 "싸우자"고 외치는 장면이 '세기의 사진'으로 평가받는 가운데 이 장면을 촬영한 사진 기자도 주목받고 있다.

15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진을 촬영한 사람은 AP의 수석 사진기자 에반 부치(47)다.

총격 사건이 있던 13일 당시 상황에 대해 부치는 "총성을 듣는 순간 미국 역사에 기록될 만한 역사적 사건이 발생했다는 걸 직감했고, 그 장면을 포착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였다"고 전했다.

사진에는 공중에 펄럭이는 성조기 아래 얼굴에 피가 묻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굳건한 표정이 돋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먹을 하늘 높이 뻗어 올려 지지자들을 향해 "싸우자"고 소리쳤다. 주위에는 몸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에워싼 경호원 여러 명, 결정적으로 이들 뒤에 성조기가 펄럭이고 있다.

사진이 공개되자 각종 언론에서는 "미국을 영원히 바꿀 수 있는 강력한 사진" "트럼프가 대선에서 당선될 수 있는 이유" "전설적인 사진" 등 호평이 이어졌다. 작가 본인은 물론이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공화당 주요 지지자 또한 해당 사진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치는 지난 2021년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에 대한 시위 모습을 담아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해당 사진은 2개 수상작 중 하나./사진=X(엑스, 구 트위터)

에반 부치는 2000년 미국 로체스터 공과대학을 졸업했다. 대학 홈페이지에 따르면 부치는 졸업 후 전 세계에서 활동하다 현재는 미국 정치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부치는 지난 2021년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에 대한 시위 모습을 담아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퓰리처상은 미국의 언론, 문학, 음악 등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사람에게 주는 상으로,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주최한다.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는 2020년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경찰에 과잉 진압당해 사망했다. 이후 그의 죽음에 분개한 시민들은 거리에 나와 시위에 나섰다.

부치는 워싱턴 DC에서 촬영한 총 2개의 작품으로 수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하나는 시위대가 차량을 부수고 뒤에선 불길이 번지는 등 폭력적인 모습, 다른 하나는 폭우가 쏟아지는 거리에서 손을 들고 열정적으로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다.


퓰리처상 측은 워싱턴DC에서 열린 시위 사진 2장에 대해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에 대한 미국의 목소리를 응집력 있게 포착했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도 그는 이라크 전쟁터에서 미군 소대와 그 가족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촬영해 '에드워드 R. 머로우 상'을 받았다.

1972년 닉 우트 AP 종군기자가 촬영한 '네이팜 소녀' 사진./사진=X(엑스, 구 트위터)

에반 부치가 찍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진이 베트남전을 뒤엎은 '네이팜 소녀' 사진에 버금간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인디아 투데이는 "이번 사진은 앞으로 전 세계 책을 여러 세대에 걸쳐 바꿀 100장의 사진 중 하나"라고 말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게리 린치의 말을 인용하면서 사진 한 장으로 미국 역사가 바뀐 사례를 소개했다.

예시 중 하나로 지난 1973년 퓰리처상을 받은 '소녀의 절규'라는 사진이 꼽혔다. 소위 '네이팜 소녀'라고 불리는 이 작품은 1972년 닉 우트 AP 종군 기자가 촬영한 것으로, 네이팜탄 폭격을 맞은 한 소녀가 벌거벗은 채로 절규하며 달려가는 모습을 담았다.

전쟁의 참상을 그대로 담은 해당 사진은 반전 여론을 이끌었고, 1년 뒤 베트남 전은 미국이 패배하며 끝났다.

네이팜 소녀 사진과 마찬가지로 이번 사진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인한 이미지가 극대화되며 미국 대선 판도가 뒤집힐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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