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동네 1위 서울 아니라고?…'세종의 반전'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유효송 기자, 기성훈 기자, 김지현 기자 | 2024.07.18 04:25

[2024 띵동지수-아이 키우기 좋은 지역]①

편집자주 | 머니투데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부와 기업의 '아이(童)를 낳고 기르기 위한 특단의 발상(Think)'을 지원하면서 '아이(童)를 우선으로 생각(Think)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띵동(Think童) 프로젝트'를 이어간다. 특히 저출생 추세 반전에 온 힘을 쏟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노력과 성과를 평가하고 이를 지수화한 '띵동지수'를 미디어 최초로 발표한다. 이를 통해 급격한 인구감소로 지역소멸 위기에 놓인 지방정부의 현재를 돌아보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갈 해법을 모색하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해본다.

머니투데이가 윤석열 대통령도 '국가 비상사태'로 진단한 저출생 문제 해결의 일환으로 지방자치단체들의 출산·육아 복지 수준을 국내 미디어 최초로 지수화했다. 지자체의 저출생 정책 현황은 매년 보건복지부가 집계하지만 이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공표한 사례는 처음이다. 대통령 직속으로 정부의 인구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이하 저고위)도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해 지자체와의 동행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지방정부의 출산·육아 정책은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17일 머니투데이와 케이스탯 공공사회정책연구소, 성신여대 데이터사이언스센터, 충북대학교 국가위기관리연구소가 함께 전국 17개 시·도별 '띵동(Think童)지수'를 집계한 결과 가장 아이를 낳고 키우기 좋은 지역으로 세종특별자치시(56.59점)가 꼽혔다. 띵동지수는 △복지 △보육 △안전 △의료 △문화여가 △환경 등 크게 6개 영역(부문)의 정량지표와 지역주민들의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정성지표가 반영된 것으로 최고 점수가 100점이다. 다만 이는 표준점수이기 때문에 절대점수보다는 평균점수와 비교해 얼마나 높은지가 중요하다. 전국 평균점수는 51.25점, 수도권은 52.22점이다.

세종시는 특히 정량지표(3위)와 정성지표(1위) 모두 최상위권 평가를 받았다. 정량지표 중에서는 환경과 안전, 의료, 문화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젊은 인구 비중이 높아 합계출산율(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 청년 고용률 등이 모두 높은 덕분이다. 실제로 세종시 평균연령은 37.7세로 가장 젊고, 2022년 기준 합계출산율은 1.12명으로 전국 1위다.

서울시는 54.33점으로 2위에 올랐다. 비록 합계출산율이 0.59명으로 전국 꼴지지만 의료 분야에서 인구 10만명당 산부인과 의원 수와 아이들 대상 병원·의원 충분성, 보육 분야에서 국공립 어린이집 이용률 등과 같은 인프라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띵동지수 정량평가에서는 공공서비스 분야만을 고려하지만 실제 시민들은 사설 업체도 이용하기 때문에, 정성평가에서 전국 2위에 오른 것도 순위를 끌어올린 요인이 됐다.

3~5위는 강원특별자치도와 전북특별자치도, 충청남도가 차지했다. 다만 이들 지역은 정량지표는 높지만 정성지표가 낮다는 특징이 있다. 인구밀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1인당 복지시설·서비스가 잘 갖춰져 있지만, 도시에 거주하지 않는다면 이를 이용하기 위한 이동거리가 멀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원도는 보육과 문화여가 부문에서 1위에 올랐고, 전북도 보육 2위, 문화여가 4위를 각각 차지했다. 충남은 환경 3위, 안전 5위를 기록한게 좋은 평가를 받는데 기여했다.


반면 우리나라 인구의 4분의1이 살고 있는 경기도는 11위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인구가 밀집되다보니 인구 수로 나눈 복지예산, 3~5세 유치원 수, 문화기반시설, 산부인과 의원 수 등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탓이다. 실제로 2022년 기준 경기도 출생아 수는 7만5323명으로 전국 출생아수의 약 3분의 1을 차지했다. 신혼부부들이 많이 거주하다보니 조혼인율(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이 높고, 전반적인 정성지표 순위도 4위를 차지, 관련 인프라 구축에 신경쓴다면 순위가 급상승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현재 지자체들의 저출생 정책은 여타 복지정책과 같이 정부의 사회보장위원회(사보위) 심사를 받긴 하지만 그 효과나 방향성에 대한 평가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저고위는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인구정책평가센터를 통해 지자체 정책 효과를 평가할 계획이다. 복지부도 지자체의 저출생 정책을 시민들이 보다 편리하게 알아볼 수 있도록 정부 임신육아종합포털 '아이사랑'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주형환 저고위 부위원장도 지난달 머니투데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띵동지수와 관련해 "상당히 좋은 시도"라며 "중앙정부도 앞으로 정책방향을 결정하면 지자체가 맞춤형 지원을 보완하는 방향을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는 앞으로 자자체들의 저출생 정책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지역별 해법을 찾기 위한 노력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한편 머니투데이는 지난달에 △경제활동 △생활안전 △건강보건 △주거환경 등 크게 4개 부문의 정량지표에 주민 설문조사 결과인 정성지표를 반영해 전국의 살기 좋은 지역을 평가한 '2024 사회안전지수'를 발표한 바 있다. 조사대상은 전국 17개 시·도와 수도권 62개 시·군·구다. 특히 올해는 시·군·구 기초자치단체 순위를 수도권 지역 내에서만 산정했다. 그 외에는 전국 시·도별 순위만 매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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