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울산 HD는 공식 SNS에 홍명보 감독과의 이별을 알리며 그에게 감사와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게시물을 게재했다.
댓글에서 울산 팬들은 "응원은 못 하겠지만 함께 했던 시간까지 부정하지 않겠다. 건강하시길" "리그 2연패 해놓고 욕먹고 나가는 감독은 처음 본다" "이게 감독이냐" "감독님 정말 존경했기에 배신감도 크다" 등 서운한 마음을 쏟아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거의 모든 댓글에 "죄송합니다"라는 사죄의 대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대댓글을 단 사람은 홍 감독의 아내인 조수미 씨였다.
조 씨는 "댓글을 다는 동안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그냥 마음 편하게 미워하세요." "조금이라도 남편의 마음을 전달하려 합니다. 마음을 헤아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울산은 상처를 치료해 준 곳입니다. 죄송했습니다" 등 홍 감독을 원망하는 팬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응원은 못 하겠습니다만 함께 했던 시간까지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라는 댓글에는 "응원받을 자격 없습니다. 부정만 안 해주신다면 저희도 좋은 시간으로 간직하겠습니다. 죄송했습니다"라고 응답했다. "영원히 고통받길"이라는 날 선 댓글에도 "고통은 저희가 받을 테니 이젠 즐거운 일만 생기길 기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에 팬들은 "가족에게는 죄가 없다"면서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팬은 "지금은 말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있으시겠죠. 남편의 가시밭길을 함께 걷고 응원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얼마나 마음이 아프실까 생각하니 눈물이 나네요"라며 조 씨를 위로했다. 또 다른 팬은 "가족분들 너무 울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잘못한 것도 없고 대신 사과해야 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해요"라며 조 씨를 감쌌다.
조 씨가 팬들에게 일일이 사과하는 댓글을 달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왜 아내가 사과하나. 괜히 논점만 흐리는 일이다" "가족이 사과하고 다니는 게 좀 그렇다. 울산 팬들한테 홍명보가 먼저 사과해야지" 등의 비판도 나왔다.
홍 감독과 조 씨는 슬하에 두 아들을 두고 있다. 배우자가 한국 축구의 전설적인 인물임에도 조 씨는 그간 방송 등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울산 구단과 홍 감독은 당초 13일 FC서울전까지 치른 뒤 이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10일 울산 문수축구장에서 펼쳐진 광주FC전에서 홍 감독을 향한 야유와 비난이 거세자 예정보다 일찍 결별하기로 했다.
울산 팬들이 홍 감독을 강하게 비난하는 것은 홍 감독이 자기 말을 뒤집고 팀을 떠났기 때문이다. 홍 감독은 대표팀 수장으로 선임되기 전까지 취재진과 만나 대표팀과 선을 그으며 잔류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으나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7일 홍명보 감독의 내정을 발표했고, 다음날 공식적인 계약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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