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 그늘에 가려 서러웠는데…"얼마 만의 볕이냐" 신고가 찍었다

머니투데이 김진석 기자 | 2024.07.12 16:26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간밤 미국 증시에서 빅테크(거대기술기업)주 차익실현과 중·소형주로의 순환매가 관측된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포착됐다. 신고가를 재차 경신하며 고공행진 해 온 기술 대형주가 주춤한 사이 투자자들의 관심 밖이었던 소외주가 상승했다.

12일 코스피 시장에서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3200원(3.65%) 내린 8만4400원에 마무리했다. 장 중 8만4100원까지 내리며 낙폭을 키웠다. 코스피 시가총액 2위 SK하이닉스도 전일 대비 3.32% 떨어진 23만3000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주식시장을 주도했던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인 영향이다. 엔비디아(-5.57%), 테슬라(-8.44%), 애플(-2.32%) 등이 동반 급락했다.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하락에 따른 금리 인하 기대감 확산에도 차익실현 부담을 이겨내지 못했다.

기술 대형주가 주춤한 사이 그간 가려져 있던 종목들이 상승 폭을 키웠다. 바이오 업종이 대표적이다. 이날 유한양행은 전날보다 6600원(7.47%) 오른 9만4900원을 기록했다. 장 중에는 9만6700원까지 치솟아 52주 신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유한양행의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가 8월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번지면서다. 제약 업계에서는 유한양행이 FDA 허가를 획득할 경우 올해 4분기 내 본격적인 출시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유한양행 주가 추이./그래픽=윤선정 기자.

온기가 업종 전반으로 번졌다. 종근당은 전 거래일보다 3700원(3.46%) 상승한 11만600원에 마쳤다. 일본 시장 진출 구체화에 나선 한올바이오파마(12.1%)도 급등했다. 셀트리온(1.61%), 한미약품(0.82%), 대웅제약(0.9%) 등도 나란히 올랐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한양행은 약품사업부와 해외사업부의 매출 확대로 시장 기대치에 부합한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며 "종근당은 최근 실적 부진과 연구개발 모멘텀 부재로 주가 하락을 보였지만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을 시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온갖 악재에 눌렀던 인터넷 업종도 기지개를 켰다. 네이버(NAVER)는 장 중 18만1600원까지 올랐다. 올들어 큰 폭 하락한 주가에 바닥론이 제기되면서 상승 압력이 가해졌다. 카카오는 보합권에서 마무리했지만 장 중 4만4000원을 터치하며 반등을 시도했다.

잇따른 신작 출시 및 흥행 소식으로 모멘텀을 더하는 게임주 역시 재조명받는다. 펄어비스는 5.25% 강세를 나타냈다. 위메이드(1.07%), 넥슨게임즈(0.22%), 넷마블(3.26%), 컴투스(1.16%), 네오위즈(3.47%), 더블유게임즈(0.32%)도 동반 상승했다.

당분간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의 수급 이동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9월 금리 인하가 가시권 안에 들어오면서 미국 주식시장의 색깔도 바뀔 수 있게 됐다"며 "주도주의 역할을 했던 종목들이 단기적으로 조정 받는 상황에 국내에서도 최근 성과가 좋았던 반도체주 등이 단기적으로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도 "선반영됐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확인되면서 시장 참여자들의 차익실현 욕구가 폭발했다"며 "유동성과 기초체력 훼손은 없는 가운데 단기 과열 해소에 의한 기술적 하락이 마무리되면 키맞추기에 따른 순환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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