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중퇴·생계 걱정하던 그림쟁이…한국 게임판 3대 '억만장자' 됐다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 2024.07.12 16:06

시프트업 김형태 대표, 기업공개 후 지분가치 1조6000억원 달해
권혁빈·장병규 이어 게임업계 억만장자… 창업 11년만 증시 데뷔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시프트업 코스피시장 상장기념식에서 상장기념패 전달 후 이기헌 상장회사협의회 상근부회장(왼쪽부터), 정석호 한국IR협의회 회장, 양태영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이사,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이성 NH투자증권 IB1 총괄대표, 하진수 JP모간증권 서울지점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거래소
대학을 중퇴하고 생계를 걱정하던 일러스트레이터가 억만장자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 11일 증시에 데뷔한 시프트업 창업자 김형태 대표(46) 얘기다.

시프트업 주가가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18% 상승하면서 김형태 대표의 보유 주식 가치는 약 1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김 대표의 회사 보유 주식은 약 2266만주(약 39.05%). 상장 둘째 날인 12일에는 전일 대비 1% 가량 주가가 빠졌으나 여전히 시가총액 4조원을 넘는다.

블룸버그통신은 김 대표의 지분가치가 1억달러를 웃돌아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와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에 이어 한국 게임업계 '억만장자 3인방'에 올랐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중앙대 시각디자인학과를 다니다 만화 작업에 집중하기 위해 중퇴한 후 1997년 게임 일러스트레이터로 데뷔했다. 이후 '창세기전 3', '마그나카르타' 시리즈를 거쳐 엔씨소프트의 대작 '블레이드 앤 소울' 비주얼아트 총책임자까지 16년 동안 게임 아트 작업을 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아트 디렉터로 떠올랐다.

시프트업이 개발해 2개월 만에 100만장이 팔린 플레이스테이션5용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사진=시프트업 홈페이지
2013년 작더라도 내 그림으로 휘귀하자는 각오로 시프트업을 창업했지만 초기엔 가족의 생계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다. 2015년 언론 인터뷰에서는 "가족을 돌보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그 스스로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고 싶어하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없다"고 말했을 정도다.

'데쓰밸리'(죽음의 계곡)를 지난 시프트업은 2022년 애플과 구글의 모바일 앱스토어에서 1위를 차지한 '승리의 여신: 니케'(Goddess of Victory: Nikke)를 제작했다. 같은 해에 중국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거대 기업인 텐센트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는데 텐센트는 현재도 시프트업의 2대 주주로 남아있다.


가족의 생계를 걱정했던 일러스트레이터는 이제 창업 11년 만에 블룸버그 억만장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세상에서 가장 성공한 일러스트레이터가 됐다.

시프트업이 여타 게임업체보다 높게 평가받는 대목은 한국 게임업계서는 드물게 콘솔게임 시장에서도 저력을 발휘한다는 점이다. 쉬프트업은 지난 4월 플레이스테이션5용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를 출시해 2개월 만에 100만장 이상 판매했다. 이번 기업공개(IPO)로 조달한 자금으로 회사는 직원을 추가로 고용하고 새로운 게임 타이틀을 개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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