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11일 서울 중구 MBN(매경미디어센터) 인근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나 '한동훈 후보가 총선을 고의로 졌다는 주장은 좀 나간 게 아닌가'란 질문에 "나가도 너무 나간 건 한동훈 후보다. 저도 피해자"라며 이같이 답했다. 원 후보는 4·10 총선 인천 계양을에서 이재명 전 대표와 대결했으나 패했다.
원 후보는 "'고의로 졌다'는 게 아니라 '그런 의심까지 든다'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이해 불가능한 일이 벌어졌으니 전체가 다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했다. '문자에 답했으면 야당이 국정농단 프레임을 제기했을 것'이란 한 후보의 주장에도 "해괴한 궤변을 펼치면서 빠져나가는 데 대해 분노한다"고 밝혔다.
원 후보는 "한동훈 후보는 차기 대권을 노리고 윤석열 대통령과 거리두는 것을 넘어 다른 길을 가고 있다. 그 증거가 채상병 특검법 찬성"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야당에서 한 후보가 제시한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 수정안 발의를 검토하는 데 대해 "한동훈 대표가 되면 반대할 명분이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민주당의 목적은 오직 탄핵이다. 제3자 추천이든 아니든 갈 길은 뻔하다"며 "(한 후보가) 그걸 대안이라고 내놓은 것부터 정치 초보자의 한계를 보여준 것이다. 한동훈 후보를 막는 게 당을 살리고 윤 대통령을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원 후보는 또 "(임성근 전) 사단장은 수중수색이 아니라 수변수색을 지시했다. 왜 열심히 안 하냐, 빨리 못 찾냐고 질책한 것은 과실이나 직권남용이라 볼 수 없다"며 "특검은 국정조사와 달리 위법성이 있을 때 할 수 있으므로 특검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 후보에 대한 불만도 제기했다. 원 후보는 "비전과 능력 경쟁을 하려면 좀 져주기도 하고 겸손한 모드로 가면서 함께 공유점을 찾는 토론이 돼야 하는데 지금은 그냥 공격해갖고 밟으려고 나오기 때문에 방어는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한 후보의 가족이 총선 비례대표 공천에 개입했다는 사천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선 "이미 CBS 보도에 다 나와있다"며 "일단 공개된 사람에 대해 얘기한 거고 아직 공개되지 않은 사람에 대해선 제가 가급적 보호를 해드리려 한다. 지금 밝히면 당이 혼란 속으로 빨려들어갈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즉각 사천의 근거가 뭔지 공개하라고 했으나 원 후보는 당무감찰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공천 과정에 대해 아무런 제시를 안 하면서 제가 미행하면서 그걸 녹음하고 녹화한 게 아니잖나"라고 했다.
이어 "나름대로 확인해봤을 때 통상적으로는 그렇게 될 수가 없는 것이 매겨져 있기 때문에 당무감찰을 통해 밝히면서 제가 갖고 있는 자료, 이야기를 같이 놓잔 거다. 제 얘기만 덜렁 하면 (한 후보가) 부인하면서 증거 또 대보라 할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에게 공천의 전권이 있었기 때문에 정보 비대칭이 있다는 것이다.
원 후보는 "(TV토론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며 "나경원, 윤상현 후보가 잘했다. 한동훈 후보의 정책 역량이 부족하단 게 여실히 드러난 토론회였다"고 했다.
그는 "숫자로는 한계가 명확하기 때문에 당이 똘똘 뭉쳐야 하고 당정관계를 공고히 해야 그나마 이겨낼 가능성이 있다. 당이 분열되거나 당정 갈등 시 모든 게 끝날 것"이라며 "신뢰에 기반해 당정관계 회복시킬 사람은 원희룡뿐"이라고 강조했다.
원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자신의 강점인 정책 비전이 보이지 않는단 지적에 "계속 발표하고 있는데 보도가 안 될 뿐"이라며 "토론도 정책 비전 경쟁을 하려 했는데 협조가 잘 안 된다"고 했다.
전직 국토교통부 장관으로서 집값 안정 대책을 묻자 "수요가 많은 도심, 신도시 위주로 공급을 확대할 필요가 있고 주택건설사업 여건 개선도 시급하다"며 "건설업계 유동성 지원을 확대하고 사업 여건을 개선해야 다"고 밝혔다.
김 여사 문자 논란이 판세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정상적인 정치인이라면 즉시 후보 사퇴했을 것"이라며 "온갖 궤변으로 당원들을 속이고 있다. 오래 못 간다"고 말했다.
원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동훈 대세론'이 이어지는 데 대해 "현장 분위기는 다르다. 대반전이 있을 것"이라며 "당원들께서 현명한 선택을 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그는 "결선투표까지 갈 것으로 본다. 당원들은 결선에서 날 선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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