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가치 갑자기 '펄쩍'…미국 CPI 나오자 일본 시장개입?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 2024.07.12 10:26
일본 엔화가 간밤 장중 한때 달러를 상대로 2% 넘게 급등했다. 미국 물가지표가 예상을 하회하자 달러 상승 압력이 덜한 틈을 타 일본 당국이 엔화 가치를 떠받치기 위해 시장에 개입했단 관측이 나온다.

2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에서 엔·달러 환율을 보여주는 전광판 앞을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AFPBBNews=뉴스1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니혼게이자이 등 외신에 따르면 간밤 미국 소비자물가지표(CPI)가 시장 예상보다 낮게 나오자 161엔대를 가리키던 엔·달러 환율은 150엔대 후반으로 내렸다. 이후 10분 정도 소폭으로 움직이다가 갑자기 달러 매도·엔 매수 물량이 대거 출회하면서 환율은 약 30분 만에 157.44엔까지 급락했다. 환율이 떨어졌다는 건 엔화 가치가 달러를 상대로 올랐단 의미다. 아시아 시장에선 한국시간 10시8분 현재 159.16엔으로 일부 반등한 상태다.

단시간 안에 환율이 요동치자 시장에선 즉각 일본 당국이 개입한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미쓰비시UFJ신탁의 오노데라 다카후미 트레이딩 담당자는 "엔화에 큰 움직임이 있었다"면서 "미국 CPI가 기대보다 낮았단 발표가 나온 직후라는 시점으로 봐서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 매체 아사히TV, 마이니치신문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당국이 시장에 개입했다고 보도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주 162엔을 돌파, 198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당국의 개입이 임박했단 관측이 번지던 터다. 외환 브로커들은 미국의 CPI 발표 후 한 시간 동안 엔·달러 거래량이 올해 초 당국 개입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급증했다고 귀띔했다. 라보뱅크의 제인 폴리 외환 전략가는 "환율 움직임을 보면 개입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11일(현지시간) 엔·달러 환율 움직임/사진=인베스팅닷컴
다만 간다 마사토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11일 밤 기자단에게 개입 여부를 밝히지 않은 채 시장의 추측에 맡기는 전략을 고수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개입 여부를 밝히지 않는 게 관행"이라며 "일부는 이번 움직임이 미국 CPI 발표에 대한 반응이라고 하고 일부는 다른 세력이 힘을 썼다고 한다"고 말했다.

간밤 발표된 미국의 6월 CPI는 전월 대비 0.1% 하락하고 전년 대비로는 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이 예상한 전월비 0.1% 상승, 전년비 0.1% 상승을 하회하는 것으로 오는 9월 미국의 금리 인하설을 뒷받침하는 결과로 받아들여졌다. 시장 개입이 맞다면 금리 인하 전망 속에 달러 상승 압력이 약해진 시점을 틈타 엔 매수에 나선 것이다. 시배스천 보이드 블룸버그 전략가는 "개입 시점으론 최대 효과를 내기에 충분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 자산운용사 로드애벗의 리 트라웁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에서 근본적 변화가 나오지 않는 시장 개입은 일시적 효과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일본은행은 지난 3월에 2007년 이후 처음으로 단기 금리 인상에 나섰지만 추가 긴축엔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 엔화 약세 베팅이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투기적 트레이더들이 엔화에 대량 하락 베팅을 2007년 이후 최대까지 늘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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