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 쓰겠지" 깜깜한 방에 직원 방치…7200만원 물게 된 중국 회사

머니투데이 박상혁 기자 | 2024.07.12 06:57
사직을 강요하려고 직원을 암실에 방치한 중국 회사가 38만 위안 배상 명령을 받았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의 한 회사가 직원의 사직을 강요하기 위해 사흘간 암실에 방치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10일(현지 시각) SCMP(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5월 쓰촨성 지방법원은 게임 개발업체 둬이왕러에게 직원 A씨에게 38만 위안(한화 약 7200만 원)을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지난 2022년 12월, 자신의 사직을 두고 회사와 협상을 이어가던 A씨는 어느 날 사내 컴퓨터 시스템에 접속할 수 없었다. 출입증도 작동하지 않았다. 이에 회사는 A씨에게 '교육받아야 한다'며 그를 다른 층에 있는 방으로 데려갔다.

하지만 해당 방은 전원이 들어오지 않는 깜깜한 암실이었다. 컴퓨터도 없이 테이블과 의자만 놓여 있었고, 아무런 업무도 주어지지 않았다. 사실상 감금 생활이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그의 아내가 회사의 부당대우를 경찰에 신고한 이후에야 5일 만에 공식적인 해고 통지서가 내려왔다.

회사 측은 A씨가 업무 시간에 이상한 사이트에 들어가 나체 사진을 봐서 해고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게임 아트 편집자였던 A씨는 자신이 본 이미지는 업무를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직원 A씨를 해고할 목적으로 암실에 가둔 것은 고용주가 직원에게 적절한 근무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는 노동계약법을 어긴 것"이라고 판시했다.

이에 회사 측은 "현행 노동법에 많은 문제가 있고, 법을 자의적으로 집행하는 판사들 때문에 국가 경제 발전을 저해한다"고 반발했다.

현지 누리꾼들은 "누가 이런 회사에서 푸대접받으며 일하고 싶을까요", "법보다 사내 규정을 더 우선시하는 회사는 처음 본다",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하는 회사가 있었다니" 등의 반응을 보였다고 SCMP는 전했다.

둬이왕러가 직장 내 괴롭힘 논란에 휩싸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회사 CEO인 쉬보는 직원들의 충성심을 시험하기 위해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월급을 10% 삭감하도록 결정했다"고 일방적으로 밝혀 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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