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에서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1.14% 오른 8만8800원까지 상승했다. 지난 9일(8만8200원) 이후 이틀 만에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것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0.23% 하락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3.95% 상승한 24만8500원까지 올랐다. 이 역시 9일(24만1000원) 이후 52주 신고가를 다시 쓴 것이다. SK하이닉스는 0.84% 오름세로 마쳤다.
전날 대만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기업 TSMC가 시장 예상을 웃돈 1조2661억5400만대만달러(약 53조7736억원)의 2분기 매출을 기록했다고 발표한 뒤 해외 반도체주들이 일제히 올랐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경쟁력에 힘입어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고 봤다. AI(인공지능)산업 개화에 따른 반도체 수요에 힘입어 수혜를 입을 것이 유력하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고대역폭메모리)을 독점에 가깝게 공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HBM은 AI반도체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부품이다. 삼성전자도 엔비디아를 제외한 공급처에 HBM을 판매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HBM 생산에 '올인'하면서 시장에 불거진 디램(DRAM·메모리 일종) 공급부족 현상의 반사이익을 삼성전자가 가져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삼성전자는 범용 디램 생산능력이 가장 큰 업체로 손꼽힌다.
국내 반도체 빅2 랠리는 2021년 코스피 랠리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당시엔 국내 개인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나만 뒤처진다는 불안감)족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주가를 끌어올렸다.
지금은 외국인이 매수 주체로 두각을 나타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까지 6개월 간 개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7조9710억원, 1조489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이는 각각 개인 순매도 상위 1,4위에 해당한다. 반면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10조9240억원, 3조745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각각 외국인 순매수 상위 1,2위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가 발표한 2분기 실적에 대해 " 메모리와 디스플레이가 견인한 실적 서프라이즈"라며 "삼성전자가 본격 실적 매력도가 발생할 레거시(구형) (실적)회복 구간에 돌입했다"고 분석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에 대해 "2분기 우호적인 환경과 함께 긍정적인 실적이 전망된다"며 "하반기 HBM 매출 성장을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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