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AI 슈퍼사이클에 '오너 의지' 더했다…HD현대의 新 밸류업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 2024.07.13 08:00
HD현대그룹의 지주사 HD현대가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조선과 AI(인공지능) 쌍끌이 슈퍼사이클을 타고 계열사들의 가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한 덕이다. 계열사 실적 약진을 통해 지주사로 유입될 배당금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한 몫 했다. 오너 3세인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두 달간 꾸준히 HD현대 지분을 사들이며 나타낸 확실한 책임경영 의지는 쌍끌이 슈퍼사이클의 '부스터' 역할을 했단 분석도 나온다.

HD현대그룹, 상장 계열사 올해 주가 등락률/그래픽=이지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일 HD현대는 7만6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가 전날보다 0.78% 내리긴 했지만, 주가가 장중 7만75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계열사 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을 앞둔 지난 4월과 비교하면 완벽한 반전이다. 4월 초까지만 해도 7만1000원 수준이던 HD현대 주가는 5만9000원대까지 급락했다. 그동안 국내 증시에선 상장 모회사의 알짜 자회사가 중복상장되는 경우 모회사 주가가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곤 했는데 이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반영된 영향이었다.

이 같은 우려가 두 달만에 걷힌 것은 그룹 핵심사업인 조선업이 슈퍼사이클 국면에 진입했다는 신호가 확실해져서다. 선박 건조가격의 지표인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지난 달 말 기준 187.23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인 2008년 9월의 191.6을 눈 앞에 두고 있다. HD현대 조선소들이 천정부지로 뛴 가격에 건조물량을 쓸어담아 '달러박스'로 통하던 시기가 다시 도래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진다.

이에 HD현대의 조선부문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실적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업계와 증권가에선 1분기 1602억원이던 영업이익이 2분기 2600억원대로 오른 뒤 3분기 이후에도 상승 흐름을 타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있다. 영업이익 고공행진은 앞으로 최소 3년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AI 슈퍼사이클도 계열사 약진에 힘을 보탰다. AI발 전력 수요 증가로 전력기기 시장 호황이 예상되며 이미 실적이 큰 폭 늘어난 에너지솔루션 계열사인 HD현대일렉트릭의 추가 도약도 가시화된다. 2022년과 2023년 각각 1000억원대, 3000억원대로 성장한 HD현대일렉트릭의 영업이익은 올해 5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조선, AI 슈퍼사이클 관련 계열사들이 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우는 배경이다.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 11일 일제히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12일에도 HD현대중공업은 소폭이지만 오름세를 이어갔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계열사의 실적 약진을 발판으로 배당 등을 통한 HD현대로의 자금 유입도 늘어날 것"이라며 "계열사 전반의 실적과 주가 도약이 지주사 주가로 연결되는 구도가 잡힌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선 부회장, HD현대 지분 매수 추이/그래픽=이지혜
다만 이 같은 조선, AI 슈퍼사이클에 따른 계열사 호황은 연초부터 어느정도 예견됐었다. 그럼에도 시장은 4월까지 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 후폭풍이 지주사 HD현대에 미칠 영향에 더 민감히 반응했던 셈이다. 시장과 재계에선 5월부터 HD현대 주식을 꾸준히 장내매수한 '정기선 효과'가 '플러스 알파'를 만들어냈다는 반응이 나온다. 최근까지 지분을 매입한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의 지분율은 5.26%에서 6.04%로 올랐다. 정 부회장이 이 기간 지분 매입에 들인 돈은 424억6000만원이다. 주가상승을 주도할 규모의 금액은 아니지만 오너의 주가부양 의지만큼 시장에 확실한 신호는 없다는 게 시장과 재계 분석이다.

HD현대 관계자는 "(5월 당시)주가 흐름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책임 경영의 뜻을 주식 매입을 통해 밝힌 것"이라며 "정 부회장의 책임 경영 의지가 매우 확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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