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배 정밀하고, 10배 빠르다… '최첨단' 3D프린팅 소재 개발

머니투데이 박건희 기자 | 2024.07.10 17:01

한국화학연구원

광학현미경으로 자가치유 성능을 확인하고 있는 화학연 연구팀의 모습 (왼쪽부터 안도원 선임연구원, 신상빈 학생연구원(왼쪽부터) /사진=한국화학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기존보다 100배 정밀하고, 10배 빠르게 출력할 수 있는 '3D 프린팅 소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한국화학연구원(화학연)은 이원주 정밀·바이오화학연구본부 책임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이 서울대·부산대 연구팀과 공동으로 기존 기술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제품을 출력할 수 있는 가시광선 활용 다기능성 3D 프린팅 소재를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에 지난 5월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3D 프린팅은 프린터로 실제 사물을 인쇄하는 기술이다. 복잡한 제품도 그림을 인쇄하듯 쉽게 생산할 수 있어 의료기기, 로봇 개발 분야에서 주목받는다.

3D 프린팅의 주요 원료는 '소재'와 '광원'이다. 소재는 일반 프린터의 잉크처럼 출력물을 만들어내는 재료를 뜻한다. 소재는 각종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제품에 발생한 균열을 자율적으로 수리할 수 있는 '자가 치유 기능'을 갖춰야 한다. 광원은 결과물을 출력하는 데 활용하는 빛이다. 일반적으로 300~400나노미터(nm) 범위의 강한 자외선을 광원으로 활용한다. 하지만 자외선을 활용하면 공정 단계에서 출력물의 정밀성이나 출력 속도가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출력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외선보다 긴 파장인 가시광선(620nm)을 활용하는 새로운 출력 소재를 개발했다. 소재의 성능을 시험한 결과, 기존 소재와 비교해 정밀도는 100배, 출력 속도는 5배 높았다. 연구팀은 "종이 프린터의 잉크처럼 별도의 기능 없이 결과물 출력만을 위해 사용되고 있는 상용화 제품과 비교해도 동등한 출력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기존에 알려진 빛 반응 물질의 구조를 변경한 새로운 광반응성 유기화합물 소재도 개발했다. 연구팀 실험 결과, 이 소재는 10분 이내에 손상된 표면을 복구하는 자가 치유 성능을 보였다. 기존 3D 프린팅 소재 대비 2배 빠른 수준이다. 또 일정한 조건 하에서는 빛을 받은 부위만 분해되는 기능도 갖췄다.

연구팀은 "이번 소재는 많은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실질적인 응용 분야를 정해, 수요 기업과 협업 연구를 진행하는 등 맞춤형 심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영국 화학연 원장은 "이번 기술 개발을 계기로 후속 연구와 소재 분야 기업과의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한국이 글로벌 기능성 3D 프린팅 시장에서 핵심기술을 선점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화학연구원 기본사업, 신진연구자 지원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선도연구센터 지원사업(전자전달 연구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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