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반대로 하면 돈 번다?…팔아치운 삼전 '훨훨', 쓸어담은 네이버 '-35%'

머니투데이 홍재영 기자, 박수현 기자 | 2024.07.10 09:30

[MT리포트] 2024 상반기 개미 주식리포트(下)

편집자주 | -1.14%. 2024년 상반기 국내 증시에 투자한 개인의 평균 수익률이다. 연초 대비 코스피지수는 소폭 올랐지만 개인 투자자 대부분은 매수한 종목이 약세를 이어가며 손실을 봤다. 다만 평균 수익률은 종목·자산·연령별 성과 차이가 있었다. 머니투데이가 개인투자자의 주식투자 성적표를 구체적으로 분석했다.



"넌 네이버 샀니? 난 삼성전자"…고액 자산가일수록 돈 더 벌었다


2024년 상반기 개인투자자 자산군별 수익률 비교/그래픽=김지영
국내 주식시장에서 대체로 자산규모가 큰 개인투자자일수록 양호한 손익률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산 규모 최대 구간에 속한 고액 자산가 투자자들의 손익률이 양호했는데, 다른 구간의 투자자들에 비해 삼성전자 매수 비중이 크게 높았던 점이 특징적이다. 고급 투자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높은 고액자산가의 특성상 삼성전자의 가파른 실적 개선세를 예측하고 투자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8일 NH투자증권이 상반기 개인투자자 고객 289만1697명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투자자들의 자산규모가 클 수록 대체로 손익률이 양호했다. 수익률이 양(+)의 구간에 있는 자산군은 없었지만 대체로 자산규모가 크면 손실률이 작았다. 자산 10억원 이상 보유자 손실률이 0.134%였고 5억원 이상 10억원 미만은 0.996%, 1억원 이상 5억원 미만은 1.542%, 2000만원 이상 1억원 미만은 1.6%로 손실률이 커졌다. 다만 500만원 이상 2000만원 미만 구간의 손실률은 1.124%로 다시 줄었다.

자산 10억원 이상 개인투자자들이 손익률이 특히 양호했던 것은 올 상반기 주식 종목 중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매수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삼성전자를 116억70000만원 가량으로 가장 많이 순매수 했다. 반면 자산규모 △5억원 이상 10억원 미만 △1억원 이상 5억원미만 △2000만원 이상 1억원 미만 구간 투자자들은 NAVER(네이버)를 가장 많이 순매수 했다. 이뿐만 아니라 이들의 순매수 상위종목 10개 중 삼성전자는 없었다.

지난해 폐장일(12월28일) 코스피 시장에서 7만8500원으로 거래를 마친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마지막 거래일(6월28일) 8만1500원으로 장을 마감해 약 4% 상승했다. 상반기 최고가(종가 기준)는 4월4일의 8만5300원으로 지난해 종가 대비 약 9% 올랐다. 특히 삼성전자는 최근 가파른 실적 회복세를 보이면서 주가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다.

자산규모 10억원 이상 고액 자산가들이 삼성전자를 택한 것은 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비록 HBM(고대역폭 메모리), AI(인공지능)칩 수주 경쟁에서 경쟁사 대비 소외된 점이 있지만 반도체 업황 회복에 따른 실적 회복 신호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일반 메모리의 업황 호전에 따른 가격 상승, 그리고 비메모리 손익 개선 덕분에 삼성전자 실적은 매분기 큰 폭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주가 저평가 상태에서 벗어날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특히 이러한 정보를 더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는 점도 고액 자산가군과 나머지 투자자들의 투자 종목 차이를 만든 원인 중 하나다. 고액 자산가들은 정보 접근성이 좋고 증권사 VIP로서 각종 투자 세미나 기회를 제공받는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고액 자산가일 수록 갖고 있거나 제공 받는 정보가 일반 투자자에 비해 질적으로 다르다"며 "투자 세미나 말고도 세무나 부동산 관련 상담을 제공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편 자산규모 10억원 이상 투자자들은 올 상반기 삼성전자 외에 네이버,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삼성SDI, LG화학, JYP Ent., 중앙첨단소재, SK이노베이션, 하나마이크론,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 등을 많이 순매수 했다. 반면 현대차, 엔켐, 삼성물산, KODEX 레버리지, SK하이닉스, 기아, SK스퀘어, 에코프로비엠, 두산에너빌리티, KODEX 200 순으로 많이 순매도 했다.




"싸다" 삼전 팔고 '이 주식' 싹쓸이했는데…'-35%' 국민주의 배신


올해 상반기 네이버(NAVER) 주가 추이/그래픽=윤선정

올해 상반기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네이버(NAVER)였다. 국내 웹 검색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라는 인지도에 저점 매수 기회가 왔다는 인식이 겹친 영향이다. 네이버 주가는 연초만 해도 재평가 기대감을 받았지만 상반기 내내 부진한 흐름을 보이며 개인에게 손실을 안겼다.

개인은 상반기 네이버를 비롯해 엔터주, 이차전지주, 미국 증시 관련 ETF(상장지수펀드) 등을 순매수했다. 개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은 과반수가 연초와 비교해 주가가 빠졌다. 반면 순매도 상위 종목인 반도체, 자동차, 금융주 등은 상반기 증시를 주도하며 랠리를 펼쳐 아쉬움을 자아냈다.

◇네이버 주가, 상반기 23만원대→16만원대…손실 투자자 100%


8일 머니투데이가 NH투자증권에 의뢰해 개인투자자 289만1697명(332만여계좌)의 올해 상반기 투자 현황 및 성과를 분석한 결과 순매수 1위 종목은 네이버였다. 네이버는 남녀 모두에서, 20대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순매수 1위였다. 개인은 상반기 기관과 개인이 던지는 물량을 모두 받아낸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만 해도 네이버에 대한 증권가의 기대는 컸다. 네이버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소폭 상회해 안정적인 실적과 AI(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주가 레벨을 높여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네이버가 국내 AI 산업의 대표주자라고 평하는 의견도 있었고, 목표주가를 30만원대로 높여 잡는 곳도 다수였다.

이미 주가가 많이 빠진 점도 '저점 매수 기회'라는 인식을 불렀다. 네이버 주가는 코로나19(COVID-19) 시기인 2021년 7월 장중 46만500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내리면서 연초에 23만원대에 머물렀다.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저점에 도달했다는 인식에 개인은 순매수세를 보였지만, 라인·야후 이슈로 주가는 16만원대까지 낮아졌다.

이 때문에 네이버에 투자한 개인은 큰 손실을 보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NH투자증권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네이버를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들은 모두 손실을 입었으며 평균 손실율은 35.31%로 집계됐다. 평균 매입단가는 주당 27만8320원.

하반기에는 네이버의 상황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주가 측면에서 바닥을 어느 정도 잡았다"라며 "라인야후 이슈도 지난 1월 단기적으로 일단락돼 당분간은 속 썩일 일이 없겠다 싶다. 다음달 초 실적 시즌에 커머스 사업의 성장이 양호하다면 투자 심리는 빠르게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 네이버·이차전지·엔터주 사고 반도체·자동차·금융주 팔았다

올해 상반기 개인투자자 국내 주식 순매수 순매도 상위 종목. NH투자증권 고객 기준. /그래픽=김지영
개인이 네이버를 제외하고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이차전지주였다. 지난해 상반기에 이어서 올해에도 이차전지주에 대한 애정을 보이면서 순매수 상위 10위 안으로 삼성SDI, LG화학, 엔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상반기 주가가 눈에 띄게 오른 종목은 엔켐이 유일해, 이차전지주는 대체로 개인 수익률을 끌어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엔터주와 미국 증시나 금리와 연동된 ETF도 인기를 끌었다. 엔터주인 JYP엔터(JYP Ent.) 주가는 연초 대비 43.49% 내리면서 손실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TIGER 미국S&P500,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 (1,050,515원 ▲210 +0.02%)는 연초 대비 1%대~22%대 오르면서 다른 종목에서 낸 손실을 메운 것으로 추정된다.

개인의 순매도 상위 종목은 상반기 증시를 이끈 반도체·자동차·금융주가 차지했다. 순매도 상위 1위 종목은 삼성전자였고, 반도체주인 현대차삼성물산, SK스퀘어, NH투자증권, KB금융도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증권가에서는 상반기 증시를 개인이 아닌 외국인이 주도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 같은 흐름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코스피 시장은 외국인이 주도하는 시장이었다. 개인이 국내 시장을 떠나는 것과는 다른 행보였다"라며 "외국인 중심 수급 구조는 하반기에도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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