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기후변화의 나비효과

머니투데이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 대표이사 | 2024.07.10 06:06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 대표이사)/사진=권다희 기자

기후변화는 이제 너무나 익숙한 단어가 돼 버렸다. 기후 자체의 변화로 인한 일상의 영향은 말할 나위 없고 삶의 방식까지 전방위적으로 변화를 강요받고 있으니 그 나비효과까지 예측하고 대응해야 할 상황이다.

우선은 기후의 이상현상이 먼저 눈에 띈다. 미국은 해마다 초여름에 불어닥치는 허리케인의 위력이 더욱 강해지면서 기존 최고등급인 5등급을 넘는 메가급 6등급이 신설됐다고 한다. 현재의 허리케인 등급은 1970년에 만들어졌는데 시속 253㎞ 이상 강풍을 5등급으로 분류해왔다. 그런데 최근 10년간 시속 300㎞를 넘는 폭풍이 5개나 생기면서 이제는 시속 309㎞를 넘는 초강풍은 6등급으로 명명키로 한 것이다. 기후변화의 무시무시한 위력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엘니뇨로 인한 가뭄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피해 주민의 어려움은 말할 것도 없고 이런 가뭄이 해운산업에까지 생각하지 못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강수량이 많기로 손꼽히는 파나마 지역인데 이곳은 태평양과 대서양 사이 82㎞ 운하를 통해 매년 1만3000척의 선박이 통과하는 교통요충지다. 운하 통과시 수위를 맞추기 위해 갑문을 운영하는데 이때 물 소비량이 상당하다고 한다. 선박 1척당 약 2억리터의 물이 필요한데 엘니뇨로 가뭄이 심하다 보니 처음에는 운하를 통과하는 선박의 무게를 제한하는 식으로 대응했다고 한다. 그러나 상황이 더욱 악화하면서 1일 통행선박의 숫자를 이전의 절반에 불과한 18척으로 줄이는 초강수까지 도입했다고 한다. 파나마의 수입감소는 말할 나위 없고 대양을 왕래하는 선박들이 바다를 우회하다 보니 유류비, 운행료 부담도 커지게 되고 아울러 탄소배출도 몇 배나 늘어 해운사로서는 이중 삼중의 부담을 져야 하는 상황이다.


자동차의 천국 독일로 가보자. 속도제한이 없기로 유명한 독일 아우토반은 전체 고속도로 중 70%가 속도제한이 없는 구간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속도제한 없는 아우토반에 속도제한을 두자는 논의가 힘을 받고 있다고 한다. 독일 환경청은 아우토반에 시속 120㎞ 속도제한을 두면 연간 45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는데 이에 다수의 환경단체와 많은 국민이 나서서 배출량 감소를 위한 속도제한을 열렬히 지지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물론 독일 기독교사회연합, 자유민주당 등은 개인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지만 아우토반에 속도제한의 규제가 부과되는 것은 시간문제가 아닐까 한다.

항공기의 천국인 미국에서는 새롭게 초고속열차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소식이다. 비행기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기차의 약 77배라는 분석이 있는데 교통혼잡도 줄이고 탄소배출도 줄이는 방안으로 그간 배제된 고속철도 사업이 급부상한 것이다. 현재 라스베이거스와 남캘리포니아를 연결하는 고속철도 공사가 시작됐고 텍사스를 관통하는 중앙고속철도를 놓은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라고 한다. 그간 항공산업의 도약으로 잊힌 고속철도산업이 기후변화의 부상으로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성장기를 맞이한 것이다.( 나석권 사회적가치연구원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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