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농민과 지구를 살리는 가루쌀 음료

머니투데이 민중식 신세계푸드 R&D센터장 | 2024.07.11 05:10
"한국인은 밥심이다?", "쌀밥은 한국인의 주식"이란 말은 이제 옛말이다. 식습관의 변화로 쌀 소비는1983년을 기점으로 급격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56.4kg로 1993년(122.1kg) 대비 절반 이하로 줄었다. 무서운 속도다. 반면 1인당 밀 소비량은 매해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며 2022년에는 36kg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우리가 소비하는 99%의 밀이 수입산이라는 것이다. 해외에서 들여오는 값싼 밀에 의존하다 보니 생산은 점차 줄어 현재 국내 밀 자급률은 고작 1% 수준이다. 수급불균형 해소가 우리 농가의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는 가루쌀이란 카드를 내놨다. 가루쌀은 국산 쌀 소비 감소에 따른 공급 과잉 개선과 새로운 식품 원료를 활용한 시장 확대를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가 장려하고 있는 농산물이다. 쌀 수급 조절과 밀가루 대체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대안이다. 농식품부는 '가루쌀 활성화' 계획을 마련하고 관련 산업 육성과 생태계 조성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가루쌀을 연간 밀 수요 200만 톤의 10%까지 확대해 쌀 수급 안정으로 농가의 소득을 보전하는 동시에 수급 불균형과 식량 안보 향상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식품기업들도 농가 상생과 국내 쌀 소비 활성화를 위해 뜻을 모았다. 농심은 가루쌀을 활용한 라면, SPC는 가루쌀 빵, 오뚜기는 스낵을 개발해 출시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음료로서의 가능성에 주목해 우유나 오트밀크의 대안이 될 수 있는 가루쌀 음료를 개발했다.

가루쌀 음료는 가루쌀, 현미유 등 100% 식물성 원료로 만들어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2024 국제식음료품평회(ITQI)에서 국제 우수 미각상을 수상하며 대안식품은 맛이 없다는 편견도 깼다. 식이섬유와 칼슘도 풍부해 건강하게 즐길 수 있고, 유명 카페에서 젊은 층이 찾고 있는 오트라떼도 대체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가루쌀 음료의 탄생은 사회적으로도 반가운 소식이다. 농민들에게는 우리 쌀을 활용한 제품 확대로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하고 국가적 차원에서는 식량 자급률 확대에 기여한다. 또 식물성 원료로 만들어져 소비자들에게는 유당불내증, 콜레스테롤에 대한 불편함을 해소시키고, 동물 사육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정적인 요소가 없으니 지구환경, 동물복지 등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 또다른 선택지가 된다.

신세계푸드는 가루쌀 음료를 시작으로 가루쌀과 푸드테크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식품 원료로서의 장점을 살린 다양한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가루쌀 음료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가루쌀과 식품기업들의 푸드테크가 만나 시너지를 만들면 국산 쌀 소비를 촉진해 농가와의 상생을 도모하고 소비자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줄 수 있다. 민관이 협력해 가루쌀 장려를 위한 다양한 정책과 가루쌀을 다양한 대안식품이 개발돼 국내 식량 자급률 향상과 쌀 수급 균형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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