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샀다 하면 주가 쭉쭉 빠져"…동학개미 상반기 '처참한 성적'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 2024.07.09 05:00

[MT리포트]①2024 상반기 개미 주식리포트

편집자주 | -1.14%. 2024년 상반기 국내 증시에 투자한 개인의 평균 수익률이다. 연초 대비 코스피지수는 소폭 올랐지만 개인 투자자 대부분은 매수한 종목이 약세를 이어가며 손실을 봤다. 다만 평균 수익률은 종목·자산·연령별 성과 차이가 있었다. 머니투데이가 개인투자자의 주식투자 성적표를 구체적으로 분석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주식 개인 투자자 평균 수익률.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

코스피 지수는 지난 연말 2655.28에서 올 6월말 2797.82로 5.37% 올랐다. 7월 들어서도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며 2800선을 뚫은 코스피는 현재 2900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은 서머랠리의 열기를 한껏 즐기고 있으나 유독 개인 투자자들의 표정은 냉랭하다.

올해 상반기 대부분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처참한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반년간의 수익률은 마이너스(-) 1%대로 코스피 상승률은 커녕 은행 예금금리도 밑돈다. 반등을 기대했던 성장주는 지하층 밑의 지하층을 보여주며 투자자들을 울렸고 개인들이 선호하는 2차전지 기업들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면치 못했다.

8일 머니투데이가 NH투자증권에 의뢰해 개인투자자 289만1697명(332만여계좌)의 올해 상반기 투자 현황 및 성과를 분석한 결과 국내 주식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1.14%로 집계됐다. 코스피 상승률(5.36%)에는 한참 못 미쳤고 대표적인 원금보장 상품인 예금은행의 저축성수신금리(지난 5월 기준 3.55%)과도 큰 차이를 보였다. 다만 코스닥 변동률(-3.01%)보다는 상황이 나았다.

모든 연령대에서 손실률은 비슷하게 나타났다. 19세 이하 투자자의 평균 수익률이 1%로 가장 높은 동시에 유일한 수익권이었고, 20대(-0.37%), 30대(-0.42%), 60세 이상(-1.18%), 40대(-1.58%), 50대(-2.21%)순으로 손실이 커졌다. 지난해 2차전지 랠리에 올라탄 영향으로 개인 투자자 평균 수익률이 14.65%로 나타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1위 종목은 네이버(NAVER)였다. 대표 성장주인 네이버는 인터넷 업종의 최선호주로 꼽히면서 인공지능(AI) 랠리의 최대 수혜주가 될 것으로 관측됐다. 올해 초만 해도 주가는 23만원대로, 2021년 7월(46만5000원)에 비해 대폭 낮아져 저점을 찍었다는 기대감도 있었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의 예상과 다르게 주가는 16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올해도 개인의 2차전지 사랑은 이어졌다. 코스피시장의 2차전지 대장주인 삼성SDI, LG화학, POSCO홀딩스를 비롯해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등도 일부 연령대에서 순매수 상위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종목은 모두 연초 대비 부진했다. 엔켐은 올해 초 8만원대였다가 지난 4월 39만4500원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유일하게 개인의 이차전지 순매수 상위 종목 중 눈에 띄는 수익을 냈다.

이외에도 대표적인 엔터주인 JYP엔터(JYP Ent.)도 전연령대에서 순매수 상위 종목에 올랐다. 개인의 수익률을 올려준 건 랠리를 이어간 미국 증시 관련 종목으로,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 5위에 TIGER 미국S&P500가, 8위에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가 이름을 올렸다. 두 종목의 주가는 올해 들어 지난 6월28일까지 각각 22%대, 8%대씩 올랐다.


올해 상반기 개인투자자 연령대별 국내 주식 수익률.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증권가에서는 상당수 개인 투자자가 국내에서 해외로 옮겨갔다고 본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올해 개인 투자자의 해외 주식 순매수는 약 9조5000억원으로 증가했다. 국내 시장 매도 자금 대부분이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투자로 갔다"라며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 약 22조원을 순매수해 개인과 기관의 매도를 모두 받아준 셈"이라고 했다.

올해 상반기 개인 투자자의 움직임은 지난해와 큰 차이가 있었다. 먼저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 비중이 줄고 순매도 규모가 늘었다. 한국거래소 통계에 따르면 상반기 코스피와 코스닥 거래대금에서 개인 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62.1%였다. 전년 동기 대비 6%대 줄었다. 코스피시장에서의 순매도 규모도 전년 동기와 비교해 3조원 이상 늘어난 13조4395억원이었다.

개인이 떠나자 증시의 흐름도 달라졌다. 지난해에는 개인 투자자가 과감하게 순매수한 2차전지 업종이 랠리를 펼치면서 증시 강세를 이끄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는 개인이 순매수한 인터넷, 엔터, 2차전지 업종이 약세를 나타냈고, 외국인이 순매수한 반도체주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가 기대되는 저PBR(주가순자산비율)주가 크게 오르면서 증시를 주도했다.


증시 자체의 쏠림 현상도 개인의 수익률을 낮추는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에는 2차전지 업종에서 어떤 종목을 사도 다 오르는 장세였다면 올해는 종목별 쏠림 현상이 심화됐다"라며 "반도체에서도 HBM(고대역폭메모리) 관련주만 오르는 등 같은 업종에서도 종목별로 수익률이 달랐다. 그만큼 개인 투자자가 적응하기가 더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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