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美빅테크에 유리기판 세일즈…"반도체·AI 힘준다"

머니투데이 이세연 기자 | 2024.07.07 14:32

고성능 컴퓨팅 핵심 기술…빅테크 CEO에 영업
SK바이오팜, SKC 자회사 앱솔릭스 방문

최태원 SK그룹 회장(가운데)이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커빙턴시에 위치한 앱솔릭스를 찾아 세계 최초 글라스 기판 양산 공장을 둘러보며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제공=SK
미국 출장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반도체 소재와 바이오 등 그룹의 미래 사업 현장을 점검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로 그룹 투자의 무게추를 옮긴 최 회장은 반도체 기술 분야에서 '게임체인저'로 주목받는 유리기판을 직접 영업하며 힘을 실었다.

7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커빙턴시에 위치한 앱솔릭스를 찾아 세계 최초 유리기판 양산 공장을 둘러보고 사업 현황을 보고받았다. 앱솔릭스는 SKC가 고성능 컴퓨팅용 반도체 유리기판 사업을 위해 2021년 설립한 자회사다.

최 회장의 유리기판 공장 방문은 SK그룹의 '반도체 위주' 경영전략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유리기판은 반도체 산업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을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플라스틱을 활용하는 기존 반도체 기판과 달리 유리를 원재료로 해 기판을 보다 얇고 평평하게 만들 수 있다. 데이터 처리속도가 빨라질 뿐 아니라 전력 소비도 기존 기판 대비 30% 이상 줄인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성능 AI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며 고순도 유리기판 수요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특히 SK하이닉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AI용 HBM시장을 주도하고 있는데, 여기에 유리기판까지 활용한다면 반도체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앱솔릭스는 하반기 중 고객사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SK그룹은 지난달 28~29일 열린 경영전략회의 직후 "2026년까지 80조원의 재원을 확보하고, AI와 반도체 등에 투자하겠다"는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가운데)이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커빙턴시에 위치한 앱솔릭스에서 구성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SK
최 회장은 미국 출장에서 만난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앱솔릭스 유리기판의 기술 경쟁력을 소개하며 영업에도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2일부터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인텔의 최고경영자(CEO)와 연쇄 회동을 하며 글로벌 AI 파트너십 구축에 힘쓰고 있다.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 센터도 유리기판의 주요 수요처인데, 최 회장이 영업맨을 자처한 것이다.

SK 관계자는 "앞으로 최 회장의 출장 결과를 바탕으로 SK 하이닉스, SK 텔레콤 등 관련 멤버사가 빅테크 파트너사들과 함께 SK AI 생태계 경쟁력 강화를 위한 후속 논의 및 사업 협력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SK바이오팜 미국 법인 찾아 뇌전증신약 현황 점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에 있는 SK바이오팜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 본사를 찾아 바이오 사업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SK
최 회장은 2일(현지시간)에는 뉴저지에 위치한 SK바이오팜의 미국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 본사도 찾았다. 그는 이곳에서 SK바이오팜의 뇌전증 혁신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직판 상황 등을 점검했다. 세노바메이트는 최근 총 처방 환자 수가 10만명을 돌파하며 뇌전증 영역에서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하고 있다.

최 회장은 구성원들을 격려하면서 "최근 미국의 생물보안법 추진이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대응 방안을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생물보안법은 미국이 추진하는 대중 견제 정책 가운데 하나로 중국 바이오 기업의 미국 내 사업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편 최 회장은 지난달 21일 미국으로 출국해 2주 넘게 미국에 머물고 있다. 최 회장은 이번 미국 출장에서 빅테크 CEO와 연이어 만나며 SK그룹의 AI 전략을 구체화하는 데 힘을 쏟았다. 최 회장은 지난달 28일부터 경기도 이천시에서 이틀간 열린 그룹 경영전략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해 "지금 미국에서는 AI 말고는 할 얘기가 없다고 할 정도로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며 AI 밸류체인(가치사슬) 강화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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