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의협 회장 반발에도…"과태료 낼라" 의사들 '비급여 보고' 마쳤다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 2024.07.07 08:00

정부, 올해 처음 전체 의료기관 대상 비급여 보고제도 시행…비급여 진료비, 유효성 평가 결과 등 공개 계획

비급여 보고제도 개요/그래픽=김지영
올해 전체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비급여 진료 보고제도가 처음 시행됐는데 대부분의 의료기관들이 비급여 진료 보고를 기한 내에 마친 것으로 파악됐다. 의대 증원을 두고 정부와 갈등을 겪는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이 의협 회원들에게 비급여 보고 제출을 중단하라고 요구한 적이 있는데 비급여 보고를 하지 않을 경우 '의료법'에 따라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는 점이 높은 보고율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비급여 보고를 통해 비급여 관련 각종 정보를 공개하며 비급여 진료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7일 머니투데이 취재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지난 4~6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위탁해 전체 의료기관의 3월분 비급여 진료 관련 1068개 항목 보고를 받았다. 중간 집계 결과 전체 의료기관의 98%가량이 비급여 관련 사항을 보고했다. 현재 집계가 진행 중으로 최종 집계가 완료되면 의료기관의 보고율이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보고자료 제출률은 97.6%였는데 이보다 제출률이 더 높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비급여 보고제도 관련 의사들의 반발이 있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당선인 시절이던 지난 4월 의협 의사 회원들에게 문자를 통해 5월31일까지 잠정적으로 비급여 보고 제출을 중단하고 추후 협회 안내사항을 참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임 회장은 머니투데이에 "급여는 정부가 건강보험제도를 통해 운영하지만 비급여는 환자와 의사의 자유 계약에 의해 이뤄지는 의료행위"라며 "그걸 왜 제3자인 정부가 끼어들어 보고하라는 법을 만들고 행정비용도 주지 않으면서 간섭하느냐. 비급여 진료 보고는 부당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의료기관들이 정부의 비급여 보고 지침을 따른 것이다. 의료법에 따라 기한 내 비급여 보고 의무에 따르지 않을 경우 과태료 100만원이 부과될 수 있는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서울시치과의사회 등 의료계가 비급여 진료내역을 보고하도록 한 의료법에 대해 의료 소비자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의사의 양심의 자유와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도 했는데 이와 관련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3월 '합헌'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과도한 진료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것을 감독하고 방지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며 "보고의무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비급여 보고제도는 의료법 제45조의2와 의료법 시행규칙 제42조의3, '비급여 진료비용 등의 보고 및 공개에 관한 기준'에 따라 의료기관이 비급여 진료비용과 제증명수수료의 항목, 기준, 금액, 진료내역 등을 의무적으로 보고하는 제도다. 비급여의 현황을 파악해 국민이 합리적으로 의료를 이용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지난해에는 9월분 진료내역에 대해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이 처음으로 보고했고, 의원급 의료기관은 올해 3월분 진료내역에 대해 처음으로 정부에 보고했다.

정부는 비급여 가격 정보뿐 아니라 안전성·유효성 평가 결과, 질환별 총진료비 등까지 함께 공개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보상체계를 왜곡해 필수의료를 붕괴시킨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비급여 진료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대통령 직속 사회적 논의체인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 비급여 관리 강화방안을 논의한다.

베스트 클릭

  1. 1 [단독]구로구 병원서 건강검진 받던 40대 남성 의식불명
  2. 2 박지윤, 상간소송 와중에 '공구'는 계속…"치가 떨린다" 다음 날
  3. 3 [단독] 4대 과기원 학생연구원·포닥 300여명 일자리 증발
  4. 4 중국 주긴 아깝다…"통일을 왜 해, 세금 더 내기 싫다"던 20대의 시선
  5. 5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았다" 쯔양 복귀…루머엔 법적대응 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