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주도하는 '폴더블폰' 폼팩터는 2007년 애플의 아이폰 출시 이후 스마트폰 시장의 가장 주목할만한 혁신이었다. 하지만 2019년 첫 작품인 '갤럭시 폴드' 출시 후 5년이 흘렀음에도, 스마트폰의 주류 폼팩터는 여전히 '바(bar)' 형태다. 또 많은 이들은 계속해서 '왜 접어야 하나?'라는 질문을 던진다.
6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전망치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은 1780만대로 예상된다. 연간 출하량이 1000만대를 밑돌았던 2021년과 비교하면 3년 만에 80% 가량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다. 하지만 트렌드포스는 올해 폴더블폰이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갤럭시Z로 폼팩터 혁신을 이끈 삼성마저도 주력은 폴더블폰이 아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갤럭시Z 시리즈 출하량은 갤럭시S 시리즈의 3분의 1 수준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출하량 기준으로 S 시리즈를 뛰어넘는 A 시리즈 등 중저가 모델을 더하면, 삼성의 폴더블폰 판매 비중은 더욱 작아진다.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을 내놓은 이유는 명확하다. 사용자들이 화면은 넓으면서도 크기는 작은 스마트폰을 원해서다.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기존 바 형태 스마트폰의 테두리를 줄이고 전면 버튼을 없애면서 화면을 점점 더 크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소비자는 만족하지 못했고, 삼성은 폴더블폰을 해답으로 제시했다.
처음부터 환영받진 못했다. 2019년 삼성이 첫 번째 갤럭시 폴드를 내놓자, 월스트리저널 한 기자는 "갤럭시 폴드에 소시지를 끼워 드시라"며 조롱했다. 2020년 삼성전자가 갤럭시Z 플립을 내놓으면서 조금씩 반응이 달라졌다. 차별화된 디자인에 젊은 여성 소비자 중심으로 호응했고, 후속작들도 흥행했다. '갤럭시=아재폰' 이미지의 해소에도 기여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2022년 하반기 언팩 당시 "폴더블폰이 니치마켓(틈새시장)이 아닌 메인스트림(주류)으로 갈 것이란 확신이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국 제조사들에 이어 구글까지 지난해 '픽셀 폴드'를 출시했다.
그럼에도 폴더블폰은 노 사장의 기대와 달리 '메인스트림'이라 부르기는 어렵다. 특히 오랜 시간 삼성전자와 스마트폰 1위를 다퉈 온 애플은 요지부동이다. '폴더블 아이폰'은 수년째 소문만 무성할 뿐이다. 트렌드포스는 "애플이 여전히 부품 사양과 성능을 평가한다"며 "2027년 이전에 폴더블 아이폰을 출시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생성형AI(인공지능) 서비스가 본격 상용화되면서 바 또는 폴드 형태의 스마트폰이 소멸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대화로 모든 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 생성형AI 특성에 맞는 직관적이고 편리한 단말기가 스마트폰을 대체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옷핀처럼 몸에 다는 AI, 귀에 꽂거나 안경으로 쓰는 AI 등 수많은 시도가 진행중이다.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최고경영자)는 MWC 2024 기조연설에서 "5년 후에도 스마트폰이 AI를 구현하는 가장 완벽한 기기일까? 사용자가 처한 상황을 파악해 일상생활에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더 놀라운 기기가 발명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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