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하는 마리아' 조각상, 전시 사흘 만에 훼손…"신성 모독"

머니투데이 민수정 기자 | 2024.07.04 17:37
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린츠 성모마리아 성당은 현대 예술가 에스터 슈트라우스의 조소 작품 '즉위(Crowning)'를 철거했다고 밝혔다.사진은 에스더 슈트라우스의 '즉위'. /사진=오스트리아 린츠 성모마리아 성당 홈페이지
오스트리아 린츠 성모마리아 대성당에 전시된 '출산하는 성모상'이 전시 4일 만에 훼손됐다.

3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린츠 성모마리아 성당은 현대 예술가 에스터 슈트라우스의 조소 작품 '즉위(Crowning)'를 철거했다고 밝혔다.

성당 내부에 작품이 전시된 지 사흘만인 1일 오전 괴한들이 새벽에 침입해 성모상 머리 부위를 잘라냈기 때문이다.

붉은 드레스를 입고 있는 성모 마리아는 바위 위에서 여성들이 출산할 때 취하는 자세를 하고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산고로 일그러진 표정도 묘사돼 있다. 아기 예수를 안고 있거나 기도에 잠긴 흔히 아는 성모 마리아 모습과는 대비된다.

작가 슈트라우스는 "성모 마리아 이미지는 대부분 남성에 의해 만들어져 가부장 제도 굴레에 갇혀 있다"며 "내 작품에서 성모 마리아는 자기 몸을 되찾았다"고 설명했다.


조각상은 여성 성평등에 대한 설치미술 프로젝트 일환으로 지난달 27일부터 오는 16일까지 전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해당 작품은 '신성 모독' 등을 이유로 논란이 됐다. 관련 청원에만 1만2000개가 넘는 서명이 등록되기도 했다.

오스트리아 한 전통주의 가톨릭 신자가 "이 혐오스럽고 신성모독적인 작품에 긴급하고 단호한 조치가 필요했다"는 내용의 범인이 보낸 성명서를 공개했지만 그가 누구인지는 특정되지 않았다.

작품 훼손에 대해 린츠 교구는 성명을 통해 "이 작품을 전시하면 논란이 될 것을 알고 있었다"며 "해당 작품이 일부 신자들의 신심에 상처를 냈다면 유감이지만, 예술의 자유를 공격하고 작품을 훼손하는 행위는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했다.
/사진=오스트리아 린츠 성모마리아 성당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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