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가" 아내·두 아들 살해한 가장…"인격이 세 개" 황당 주장까지

머니투데이 민수정 기자 | 2024.07.04 14:32
지난 3일 방영된 티캐스트 E채널 '한 끗 차이:사이코멘터리'에서는 2022년 10월 경기 광명시에서 일어난 세모자 살해 사건을 다뤘다./사진=유튜브 채널 'E채널'

'다중 인격'을 주장하며 아내와 두 아들을 처참히 살해한 한 남성의 잔인한 범행 과정이 전해졌다.

지난 3일 방영된 티캐스트 E채널 '한 끗 차이:사이코멘터리'에서는 2022년 10월 경기 광명시에서 일어난 세모자 살해 사건을 다뤘다.

가장이었던 40대 남성 A씨는 집에 돌아와 보니 아내와 두 아들이 모두 사망한 상태로 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그는 오후 8시쯤 집에서 나와 담배를 피운 후 근처 PC방에 갔다가 자정이 넘어 귀가하니 집 안이 피바다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음날 남편은 긴급 체포됐다. 결정적 증거는 15세였던 큰아들의 휴대전화 녹음본에서 나왔다. 사건이 일어났던 밤부터 경찰이 휴대전화를 발견한 시간까지 총 15시간 동안 녹음이 되고 있었다.

녹음본을 들어보니 A씨 진술처럼 그는 오후 8시쯤 외출을 나갔다. 그러나 아파트 내 CC(폐쇄회로)TV가 없는 곳을 통해 다시 집으로 돌아간 뒤 먼저 아내를 집 밖으로 유인했다. '아파트 1층에 돈 가방이 있다'며 두 아들과 분리해 놓은 것.

아내가 나가자 A씨는 발코니에서 고무망치를 꺼내 게임을 하고 있던 큰아들에게 휘둘렀다. 집으로 돌아온 아내와 욕실에 숨어있던 10세 작은아들까지 고무망치로 쓰러뜨렸다.

심지어 주방에 칼을 빼낸 후 피를 흘리고 있는 세 모자를 향해 "아디오스, 잘 가"라고 말했던 정황도 포착됐다.


그러나 그는 다소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 A씨는 "8년 전 기억을 잃었다. 이번에 코로나19에 걸려 8년 만에 기억을 되찾았는데, 모친은 버려졌고 가족이 저를 ATM 기계처럼 일만 시켜서 울화가 치밀어서 그랬다"고 범행 동기를 말했다./사진=유튜브 채널 'E채널'

A씨의 범행은 계획적이었다. 원래는 고무망치로 기절시킨 후 베란다에서 떨어뜨려 자살로 위장하려 했다.

그러나 그는 다소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 A씨는 "8년 전 기억을 잃었다. 이번에 코로나19에 걸려 8년 만에 기억을 되찾았는데, 모친은 버려졌고 가족이 저를 ATM 기계처럼 일만 시켜서 울화가 치밀어서 그랬다"고 범행 동기를 말했다.

또 유치장으로 향하던 길에 자신이 다중인격, 즉 '해리성 정체감 장애'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했다. 세 가지 인격이 있는데 그중 나쁜 인격이 나쁜 일을 시킨다며 항변했다.

경찰 조사 결과 거짓말 탐지기에서 '거짓 반응'이 나왔다. 해리성 장애는 각 인격의 기억과 경험이 분리돼 있다는 것이 특징인데 인격 간에 대화도, 기억도 하고 있다는 A씨의 경우는 사뭇 미심쩍은 부분이었다.

패널로 출연한 범죄심리학자 박지선 교수는 "(A씨의 주장은) 자신은 원래 착한 사람인데 피해자들 때문에 악한 면이 튀어나왔다며 오히려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형태"라고 판단했다.

지난해 수원고법은 살인 혐의를 받는 A씨에게 항소심에서도 원심과 같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항소심 최후 진술에서 그는 "저는 이미 사람으로 가치가 없다. 가족을 다 죽인 사람"이라며 "1심에서도 얘기했지만 정말 사형시켜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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