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모임통장처럼 '외화지갑'도 살린다…"달러박스 목표는 플랫폼"

머니투데이 이병권 기자 | 2024.07.04 16:14
카카오뱅크 달러박스, 목표는 플랫폼/그래픽=이지혜
카카오뱅크가 출시한 외환 서비스 '달러박스'가 순항 중이다. '트래블' 경쟁은 피하면서 달러박스의 고객을 늘리는 데 집중하는 환경을 만들었다. 카카오뱅크는 달러박스를 단순한 '외화 지갑'이 아닌 여러 제휴사와 협업하는 '플랫폼'으로 키울 생각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달러박스가 출시 열흘만에 누적 고객 수 30만명을 앞뒀다. 달러박스는 미국 달러에 한해 환전과 재환전, 국내 ATM 출금 수수료를 전부 면제해주는 카카오뱅크의 무료 환전 '외화 지갑' 서비스다. 최대 1만 달러까지 보유할 수 있고 카카오톡 사용자끼리 '달러 선물'도 가능하다.

'외화 지갑'이란 모바일 환전 후 현금 수령 전에 보관해두는 일종의 금고다. 시중은행들이 △외화머니박스(KB국민) △환전모바일금고(신한) △환전지갑(하나) △환전주머니(우리) 등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다만 예금 상품이 아니라 이자가 없고 예금자보호 대상도 아니다. 무엇보다도 무료 환전이 아니라서 이용률이 이전만 못하다.

은행권의 격전지인 '트래블 카드'와 견주기에도 기능적인 면에서 부족하다. 트래블 카드가 무료 환전에 더해 자체 카드를 통한 '해외 사용'에 방점을 둔 반면, 외화 지갑은 '국내 환전·출금'에만 한정된 서비스다. 외화를 꽉 채워도 해외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결정적 한계가 있다.

이같은 외화 지갑의 한계를 카카오뱅크는 오히려 플랫폼의 가능성으로 해석했다. 부족하거나 필요한 서비스를 달러박스라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제휴해서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해외결제는 트래블월렛과의 제휴로 풀었다.

카카오뱅크는 달러박스 고객 수와 자산을 늘리는데 열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환전 무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역마진을 해결할 열쇠기도 하다. 앞서 모임통장을 통해 들어온 대규모 저원가성 예금을 활용해 기타수익을 대폭 늘린 것처럼 달러 자산을 운용해서 수익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연초부터 별도로 외화 자금운용본부를 운영하고 있다.


고객과 자금을 늘려야 플랫폼과 제휴할 파트너사들의 관심도도 높아진다. 향후 미국 주식, 쇼핑·유통업체 등과의 제휴가 거론된다. 출시 당일 오보현 카카오뱅크 외환캠프 서비스 오너(SO)는 "어느 파트너사든 참여할 수 있는 개방성과 확장성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는 순조롭다. ATM을 통한 무료 출금 수요도 높았고, 간담회 이후 여러 제휴사에서 관심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 수 확보에 따른 누적 자산과 제휴 방향성에 따라 플랫폼으로서의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모임통장을 개편해서 트렌드를 만든 것처럼 외화 지갑도 카뱅만의 UX·UI사용자 환경·경험)로 살려내면 새 트렌드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며 "여러 제휴 서비스를 더해서 더 많은 고객이 이용하는 외환·환전 플랫폼이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오보현 카카오뱅크 외환캠프 서비스 오너가 25일 서울 서초구 부티크모나코에서 카카오뱅크의 신규 외환 서비스 '달러박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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