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M 모듈 전통 강자' 아이엠, 복합동박필름 시장에 출사표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 2024.07.03 10:00

[종목대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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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호 아이엠 사장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최근 VCM 모듈 사업의 수직계열화 측면에서 다년간의 검토와 노력이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모듈 제품의 전후방 산업에서 자사의 장점과 능력이 잘 발현될 신규 사업을 발굴, 사업화해 부품업의 한계를 극복할 것입니다. 새로 도입한 장비로 스마트 필름의 중간재 내재화를 추진하고, 소재를 기반으로 연구개발(R&D) 능력을 고도화해 고부가 신규 사업에 진출하고자 합니다."

안종호 아이엠 사장은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안 사장은 한국항공대학교를 졸업하고 삼성전기에 입사해 36년간 근무하며 금형기술팀장, 렌즈팀장, 베트남법인 렌즈 제조총괄(부사장)을 거치고 현재 한국금형기술사회의 사업총괄 부회장을 맡고 있는 금형·렌즈 전문가다. 그는 지난해 6월 아이엠에 합류해 주요 사업의 수직계열화와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아이엠은 삼성전기에서 2006년 스핀오프(분사 독립)한 기업으로 VCM모듈과 스마트필름 사업을 주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삼성전자, 구글, 샤오미 등 국내외 유명 기업으로 공급되는 아이엠의 액츄에이터는 AF(자동 초점)과 OIS(손떨림 보정) 기능이 합쳐져 있는 형태로, 스마트폰 카메라 고도화를 위한 필수 부품으로 꼽힌다.

올해 아이엠은 수직계열화로 VCM 모듈의 수익성 개선을 추진한다. 안 사장은 "VCM 모듈은 아이엠의 캐시카우지만 수익성이 제한된 사업"이라며 "최근 VCM 모듈을 재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다 렌즈가 점점 고화소, 대구경이 되면서 액츄에이터 부품은 커지고 얇아진다. 단가는 내려가고 부품가는 올라가는 상황에서 금형 개발과 정밀 사출 직무 경험을 살려 수직계열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요 사업인 스마트필름 부문도 성장의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봤다. 안 사장은 "올해 시장 확대를 기대하는 아이템은 기능성 필름 제품"이라며 "발열필름은 주요 차량 전면유리나 폐쇄회로(CC)TV, 전기차(EV) 배터리 효율 개선 솔루션 등의 제품이며 7년 정도의 레퍼런스를 가지고 있어 여러 산업군과 해외시장 쪽으로 활발하게 수주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명안테나 제품도 국내외 글로벌 업체와 협업해 세계 최고 수준의 가시성을 확보했다"라며 "투명필름 타입의 안테나 회로 제품으로 차량용/스몰셀,실내CPE 대체용/인베디드 타입의 어플리케이션이 속속 개발돼 획기적인 수요가 예상된다. 특히 올해 안테나는 본격적인 수주가 이뤄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스마트필름 사업은 향후 5년 동안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이 전망된다는 설명이다.

경기 화성 마도공장에 위치한 아이엠의 복합동박 설비 '스퍼터 장비'. /사진제공=아이엠

올해 아이엠은 2차전지 음극재용 복합동박필름과 하이엔드 연성동박적층필름(FCCL)라는 신사업에도 출사표를 내놨다. 안 사장은 "기존 부품산업의 성장 한계와 수익성 악화를 고민하던 중에 자회사의 스마트 필름 개발 경험과 소재산업의 장기적인 성장을 목도했고 사업의 연속성과 제품 계열화에 적합한 필름사업을 신규사업으로 선정했다"라고 밝혔다.


복합동박은 중국에서 2021년부터 이차전지 음극재인 전통 전해동박을 대체할 신소재 소재로 개발됐다. 전통동박의 동사용량을 60% 이상 획기적으로 절감해 비용과 무게, 안전성을 동시에 잡아 기존 동박 공급 체계를 뒤집는 '게임 체인저'로 주목 받는다. 아이엠은 국내 유일의 이차전지용 복합동박 생산체제를 갖추고 시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상태다.

안 사장은 "중국에서 복합동박필름을 양산 및 배터리에 적용한 사례가 발표되고 있으나 이달까지 기존 전해동박 생산업체와 배터리업체에서 발표가 없는 것으로 보아 아직까지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한 업체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아이엠은 복합동박 양산제품의 세계 최초 출시라는 목표를 가지고 시제품 생산과 검증에 매진하고 있다"고 했다.

아이엠의 복합동박을 사용하면 배터리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언급됐다. 최근 경기도 화성 리튬전지 제조업체 공장과 서울 3호선 지하철에서 잇따라 화재가 발생해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는데, 열과 충격에 취약한 리튬 전지와 다르게 복합동박은 열폭주 자체를 차단하는 PET 소재가 들어가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안 사장은 "복합동박은 기존 동박과 달리 PET, PP, PI와 같은 폴리머 필름에 양면 증착해 동 도금하는 형태로 제작돼, 배터리 열폭주 문제가 원천 해결된다"라며 "이같은 특장점에 착안해 우선 모바일 스마트폰용 배터리와 전기차, 군수산업용 애플리케이션에 집중해 고수익성을 확보하려 한다"고 했다. 아이엠은 현재 국내외 주요 대기업 및 방위산업 업체와 미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하이엔드급 FCCL은 FPCB와 COF용 회로기판용 기재인 동박필름제품으로 국내외 극소의 대기업에서 물량을 과점하고 있는 제품"이라며 "아이엠은 고사양의 신규 도입 장비와 축적된 증착 공정의 경험을 바탕으로 단시일 내 하이엔드급시장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아이엠은 다수의 해외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IC업체와 COF 필름업체와 사양에 대해 협의 중이다.

최근 전기차 시장에선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지만, 아이엠은 오히려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안 사장은 "현재는 수요가 잠시 주춤하지만 환경 규제 등의 영향으로 전기차로의 전환은 일어날 수밖에 없다"며 "결국 복합동박필름은 시장에 활기가 찾아오는 순간 큰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저희 같은 후발 업체에게는 시장이 잠시 주춤하는 것이 시간을 벌어주는 기회"고 말했다.

아이엠은 장기적으로 초정밀 조립 사업에도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안 사장은 "신소재 사업으로 2차전지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면 초소형 정밀 부품의 집합체인 전장용 부품이나 웨어러블 기기 부품 시장에도 진출하고자 한다"라며 "저희가 가진 초정밀 조립 기술을 십분 활용해 향후에는 액츄에이터, 초정밀 조립 사업, 신소재 사업을 세 개의 축으로 아이엠의 성장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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