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제로' 선언 호주…투자처 안전·확실 '매력'

머니투데이 시드니(호주)=권화순 기자 | 2024.07.04 09:15

[2024 금융강국 코리아]⑥-<2>NH농협은행

편집자주 | 해외 공항에서 우리나라의 은행 광고를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시대가 왔다. 해외 진출 지역마다 '맞춤형 현지화' 전략을 앞세운 금융회사들은 K금융의 영토를 넓혔다. 이제는 넓어진 영토에서 핀테크 기술 등을 앞세워 '디지털 금융 DNA'를 심고 있다. 국경을 넘어 미래로 향하는 K금융의 전략을 취재했다.


국내 금융회사가 진출한 해외 지점 중에서 호주 시드니는 다소 생경하다. 글로벌 금융회사가 즐비한 미국 뉴욕이나 영국 런던, 혹은 싱가포르, 홍콩 등이 먼저 떠오르는 것이 사실이다. 반면 호주는 세계 GDP(국내총생산) 12위 수준의 '선진국'이나 광업이나 축산업 등이 경쟁력 있는 대표 산업으로 꼽히고 있어 금융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김종욱 NH농협은행 시드니지점장(사진)은 이같은 생각이 편견이라고 한다. 3가지 이유를 들어 반박한다. 호주의 가장 큰 장점은 '선진국 시장'이라는 점이다. 동남아시아 시장과 같이 높은 성장률을 바탕으로 고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안정적으로 꾸준히 성장하는 시장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이라는 설명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확실하고 안전한 투자처다. 실제로 호주 금융가에는 '빅4' 은행을 비롯해 미국계, 중국계, 일본계 등 전세계 수 백개의 금융회사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두 번째로는 호주 정부의 2050년 '탄소제로' 선언에 따른 신재생에너지 투자 기회가 대폭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태양력, 풍력 발전소 전환에 따른 대규모 인수금융 딜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투자 기회가 부족한 게 아니라 기업 가치를 얼마나 제대로 정교하게 평가할 수 있느냐, 분석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최근 한국과 호주의 경제협력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실제 한국 주요 부처 장관들이 최근 잇따라 호주를 방문해 경제 협력을 다지고 있다. 최근 국내 금융지주 회장도 IR(기업설명회)을 위해 직접 호주를 방문해 '녹색금융' 투자협력을 논의했다. 한국 기업의 진출이나 호주와의 협력 강화는 금융수요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신호'다.


시드니지점의 도약은 농협은행의 글로벌 전략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농협은행의 해외 수익은 지난해 말 기준 1049억원으로 전년도 말 567억원 대비 2배 가까이 급성장했으나 절대적인 규모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잠시 주춤했던 CIB(기업투자금융)이 점차 되살아나고 있는 시점이다. 특히 호주는 대표적인 농업·축산업 국가인 만큼 시드니지점의 도약을 바탕으로 농협의 계열사들과도 시너지가 날 수 있다.

NH농협은행 해외수익/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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