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이 약 6년 만에 군사분계선(MDL·휴전선) 인근에서 포병 실사격 훈련을 재개했다. 최전방 부대의 포병 실사격은 지난달 정부가 '9·19 남북 군사합의'를 전면효력 정지한 이후 첫 훈련이다. 군은 앞으로 접적지역에서 포사격 훈련은 물론 여단급 이상의 기동훈련을 정례화한다는 방침이다.
2일 육군에 따르면 군은 이날 오전 MDL 5㎞ 이내에 위치한 경기도·강원도 전방 사격장에서 K9 자주포 6문과 K105A1 차륜형자주포 6문 등을 동원해 포병 사격을 단행했다. 경기도에서 K9 자주포 90여발, 강원도에서 K105A1 차륜형자주포 40여발 등 약 140발이 발사됐다고 한다.
이번 훈련은 9·19 군사합의를 전면효력 정지한 데 따라 모든 훈련을 정상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는 지난달 4일 북한이 연이어 오물풍선을 살포하고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 MDL 침범 등에 나서자 관련 합의를 전면효력 정지했다. 9·19 군사합의는 그동안 우리 군의 '족쇄'로 작용했다.
9·19 군사합의는 문재인정부 시절인 2018년 9월19일 평양에서 남북이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해 MDL과 서북도서 일대에서 실제 훈련 등 일체의 적대행위를 금지하기로 한 합의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합의를 이미 일방 폐기하고 군사활동을 벌여왔다.
특히 북한은 최근 한 달 사이 MDL 인근을 3차례 침범해 지뢰매설 등의 작업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우리나라를 향해 지난 5월 28일부터 오물풍선을 7차례 살포했다. 올해에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대상인 탄도미사일 발사도 8차례나 자행했다.
서우석 육군 공보과장(대령)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훈련은 9·19 군사합의 전면효력 정지에 따라 모든 훈련장에서 훈련이 정상적으로 진행됐다는 의미"라며 "우리 군은 보다 실전적인 교육·훈련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고 이를 통해 우리 군의 대응능력과 대비태세를 더 강화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해병대는 지난달 26일 연평도·백령도 등 서북도서 일대에서 K9 자주포, 다연장로켓 K239 천무, 스파이크 미사일 등의 전력을 운용해 가상의 적에 대해 총 290여발의 사격을 감행하기도 했다. 해당 실사격 훈련은 2017년 8월 이후 약 7년 만이었다. 그동안 해병대는 군사합의에 따라 K9 등을 내륙으로 옮겨 실사격 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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