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찾아…싱가포르로 둥지 옮기는 중국 AI기업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 2024.07.02 05:30

자국 내 제재·美 수출제한 영향
규제부담 적은 곳으로 이주러시

/로이터=뉴스1

#2년 전 중국 항저우에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탭컷'(Tabcut)을 설립한 우춘쑹과 천빙후이는 자금 조달이 힘들어지자 다른 중국 기업들처럼 올해 3월 싱가포르로 본사를 이전했고, 이후 560만달러(약 77억3248만원)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중 패권 경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긴장에 이른바 '싱가포르 워싱(washing·이미지 세탁)'을 선택하는 중국 AI 스타트업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과 첨단산업 주도권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자 대중국 수출제한 범위를 AI 반도체 칩으로 확대하면서 중국에서의 AI 스타트업 운영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이 AI를 군사 분야 등에 사용하는 것을 막고자 중국으로의 AI 관련 기술 및 칩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생성형 AI 열풍을 일으킨 오픈AI는 이달부터 중국에서 자사 AI 모델에 대한 접속을 차단한다. 블룸버그는 "중국 AI 스타트업 대부분은 미·중 갈등 속 미국 및 해외 기업의 중국 기피 현상, 미국의 수출 규제로 인한 엔비디아 칩 등 첨단 기술 구매 제한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런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싱가포르행을 선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내 문제도 있다. 중국 생성형 AI 서비스 관리 방안을 통해 생성형 AI 콘텐츠에 핵심 사회주의 가치 반영을 요구하며, AI 챗봇 등 서비스 출시 전 관련 알고리즘을 정부에 등록하도록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컨설팅업체 창립자는 "이는 AI 개발자가 중국에 있는 경우 '자유로운 탐색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반면 싱가포르는 (중국과 달리) AI 규제가 덜 엄격하고 (외국인의) 회사 설립도 쉬운 편"이라고 짚었다. AI 스타트업 탭컷의 우 공동설립자는 "우리는 자금 가용성이 줄어드는 곳보다 자본이 풍부한 곳으로 가고 싶었다"고 싱가포르 이전 이유를 설명했다.

5년 전 난징에서 싱가포르로 이주해 현재 중국 기업들의 이전을 돕고 있는 루지안펑 AI 스타트업 위즈홀딩스 창립자는 "싱가포르 이주를 준비하는 중국인 기업가를 위한 온라인 단체 채팅방에는 425명의 회원이 있다"며 "AI 스타트업 이외 다른 업계에서도 싱가포르 이주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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