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경험이 가해로...'악순환' 고리 생겼다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 2024.07.02 04:30

[2024 U클린] 1-② 방통위·NIA '2023년 사이버폭력 실태조사' 주요 내용

청소년 사이버폭력 가해 동기/그래픽=최헌정
청소년의 40% 이상이 사이버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폭력 가해·피해경험을 아우른 규모다. 사이버폭력 피해를 경험한 이들은 가해자가 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이버공간 의존도가 높아지는 만큼 예방적·선제적으로 사이버폭력에 적극 대응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2013년부터 매년 진행하는 '사이버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9~11월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9218명의 남녀 청소년 및 성인 7650명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사이버폭력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청소년의 비중이 40.8%에 달했다. 이 조사는 사이버상에서 자행되는 △언어폭력 △명예훼손 △스토킹 △성폭력 △신상정보 유출 △따돌림 △갈취 △강요 8대 사이버폭력 유형의 가해·피해·목격경험을 대상으로 다뤘다.

청소년들의 사이버폭력 경험률은 전년(41.6%)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종식되고 일상으로의 복귀가 가속화한 덕분에 온라인 활동에 대한 의존도가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유형별로는 가해경험률이 4.1%에서 4%로 다소 하락한 반면 피해경험률이 21%에서 21.6%로 높아진 점이 눈에 띈다. '가해와 피해를 모두 경험했다'고 응답한 이들은 15.3%로 전년(16.4%) 대비 하락했다. 가해경험 중에선 '언어폭력'이 18.1%로 가장 많았고 △명예훼손(4.7%) △신상정보 유출(2.5%) △스토킹(2%) △따돌림(2%) △성폭력(1.8%) 등이 뒤를 이었다. 사이버폭력 가해 또는 피해 상황을 목격했다는 이들의 비율은 7.8%로 전년(7.4%) 대비 0.4%포인트 높아졌다.

청소년 가해경험자의 38.6%는 가해행위의 동기로 '상대방에 대한 보복'을 꼽았다. '상대방이 싫다'는 이유로 한 가해도 30%에 이르렀다. 눈에 띄는 것은 '재미나 장난으로 또는 스트레스를 풀려고'(20.5%) '그냥 특별한 이유 없이'(15.7%) 등의 응답이 3분의1을 넘었다는 것이다. 사이버폭력이 '유희'의 일환으로 간주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는 부분이다.


피해와 가해의 악순환 현상도 이번 조사에서 확인됐다. 청소년 중 사이버폭력 가해경험이 있는 이들의 79.1%가 '사이버폭력 피해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는 가해를 해본 적이 없는 청소년 중 '과거 사이버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답한 이들의 비율(26.8%)보다 3배가량 높았다. 사이버폭력의 피해와 가해 사이에 유의미한 악순환 피드백(Feedback-loop) 현상이 나타난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사이버폭력 목격률 △디지털 혐오표현 경험률 △디지털성범죄 목격률 등에서도 가해·피해경험이 있는 청소년이 그렇지 않은 청소년보다 많았다. 청소년의 경우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되는 현상이 더 두드러져 사이버폭력 예방활동이 더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아울러 청소년의 70% 이상이 '정보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에 일정부분 책임을 지워야 한다'고 답했다.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내용의 콘텐츠 게시자에 대한 접속제한'(78.1%) '타인 권리침해 콘텐츠 삭제조치'(77.3%) 등의 응답이 주로 나왔다.

청소년 사이버폭력 가해 경험/그래픽=최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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