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이라는 한동훈 대세론에 흠집을 내기 위한 전략적 공세라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다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공세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원 후보는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와 대화해 봤더니 (한 후보와 윤석열 대통령 사이) 의미있는 서로 간의 소통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것에 대해 충격을 받았다. (두 사람이) 신뢰관계가 아니라는 점을 당원들이 잘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 후보는 지난달 28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도 한 후보를 '윤석열 정부의 공동창업자'라고 칭하며 "중간에 (윤 대통령) 인기가 떨어진다고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식으로 하면 안 된다. 배신의 정치, 계산의 정치가 모두를 불행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윤 후보 역시 연일 한 후보를 공격하고 있다. 그는 앞서 수 차례 "한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윤 대통령이 탈당할 수 있다. 두 분의 관계는 바닥"이라고 말한 바 있다. 나 후보도 지난달 29일 기자들에게 "특정인에 대한 배신이 국민을 위한 배신이 아니라 사익을 위한 배신이라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며 한 후보를 겨냥한 듯한 말을 했다.
경쟁자들이 '배신'을 거론하는 것은 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난 총선을 치르며 각종 현안에 대해 윤 대통령과 몇 차례 의견충돌을 빚은 데 이어 출마를 선언하며 '채상병 특검법'을 여당이 직접 추진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한 후보는 국민 여론이 채상병 특검 도입을 원한다며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특검 후보를 추천하는 현재 방식이 아닌 대법원장 등이 추천하는 방식으로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채상병 특검법은 수사 상황에 따라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에 직접적인 타격이 될 가능성이 있는 법안으로 평가받는다. 대통령실과 원 후보 등 다수의 여당 관계자들은 해당 사건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의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판단해도 늦지 않다는 이유로 채상병 특검법 처리를 반대해 왔다.
이 때부터 이어진 당정 갈등이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까지 이어지게 됐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중론이다. 탄핵 국면에서 유 당시 원내대표는 탈당하고 바른정당을 창당해 '배신' 프레임이 더 굳어졌다. 이후 보수 핵심 지지층 사이에서 '배신' 프레임은 경계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인식됐다.
한 후보에게 씌워진 '배신' 프레임이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 장성철 공감과논쟁정책센터 소장은 머니투데이 the300(더300)에 "극단적인 보수, 윤 대통령 지지층에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실질적으로 어떤 배신을 했는지 손에 잡히는 것이 잘 없지 않느냐. 추상적 선거 프레임이기 때문에 대세를 가를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박 전 대통령은 보수의 아이콘 역할을 했던 인물로 지역 기반, 팬덤, 당내 기반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유 전 원내대표에 대한 '배신'의 프레임이 먹혔던 것"이라며 "현재의 당원과 국민의힘 지지층이 한 후보에 대한 '배신' 프레임에 호응할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 후보 캠프 정광재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배신 프레임)은 당원과 국민에 대한 협박 정치이자 공포 마케팅"이라며 "상대를 향해 어떻게든 씌우려는 악의적 '배신' 프레임은 분명 당원과 국민의 심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한 장동혁 의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치가 두려워하고 배신하지 말아야 할 대상은 오로지 국민과 민심"이라며 "국민의 마음을 따르고 민심을 따르는 것을 배신이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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