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무상증자·자사주 소각으로 '밸류업' 속도전

머니투데이 김도균 기자 | 2024.06.30 15:56
이규복 현대글로비스 대표가 28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중장기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시스(현대글로비스 제공)
현대자동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기업가치를 강화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무상증자를,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는 자사주 소각·매입을 통한 주주환원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그룹이 보유한 현금을 기업가치를 높이는데 사용하겠다는 정의선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2024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보통주 3750만주 무상증자를 발표했다. 보통주 1주당 1주씩 배정하는 형태다. 신주 배정 기준일은 다음달 15일이며 신주 상장 예정일은 8월2일이다. 주식발행초과금 187억5000만원이 무상증자 재원으로 사용됐다.

무상증자는 통상적으로 주식시장에서 호재로 인식된다. 주주들은 무상으로 주식을 배정받아 보유 주식 수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고, 기업이 그만큼 회사 내부에 잉여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무상증자 이후에는 유통 주식 수가 늘어나고 권리락이 발생해 주가가 할인되는 것처럼 보이는 효과가 생긴다.

여기에 현대글로비스는 향수 3년간 주주친화적인 신규 배당정책을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현대글로비스의 기존 배당정책은 '전년도 주당배당금(DPS)의 5~50% 상향'이었으나 신규 배당정책은 '전년 대비 배당금 최소 5% 상향 & 배당성향 최소 25% 이상'을 골자로 한다. 배당성향 최소치인 25%를 가정해도 2027년 주당배당금이 2023년(6300원) 대비 100% 이상 확대된다.


이같은 움직임은 현대차그룹 중요 계열사에서도 발견된다. 현대차그룹의 두 축인 현대차, 기아는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한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 중이다. 기아는 지난해 밝힌 중장기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에 따라 올해 500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을 완료한 뒤 그중 절반(50%)을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올해부터 3년 동안 매년 총 발행 주식 수의 1%만큼 자사주를 소각한다. 현대모비스 역시 지난 2월 열린 이사회에서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66만주 소각을 결의했다.

이같은 주주친화 정책은 회사 가치를 올리려는 정 회장의 의도가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정 회장이 취임한 이후 현대차그룹은 호실적을 유지하면서 배당 정책 등 주주친화 정책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몇년간 실적이 좋았고, 앞으로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주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주주친화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기업에게 세제 지원, 인센티브 제공할 방침을 시사한 만큼 이에 호응하기 위한 측면이라는 분석도 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현대차·기아가 특히 지난해 역대급 실적으로 현금 유동성이 높아졌는데 현금을 주주환원 등에 활용하게 되면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일시적으로 올라가는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올해도 실적 향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주가를 한번 더 레벨업 하는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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