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신약부터 희귀병까지…유한양행, '고셔병 치료제' 임상 1상 승인

머니투데이 홍효진 기자 | 2024.07.01 07:00
글로벌 고셔병 치료제 시장 규모 및 고셔병 설명.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유한양행이 기존 항암제 중심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희귀질환으로 다각화하고 있다. 경구용(먹는) 고셔병 신약의 국내 임상 1상 승인으로 개발에 속도가 붙으면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성공 가도를 이어갈 파이프라인 확장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따르면 식약처는 유한양행이 개발 중인 제3형 고셔병 치료제 'YH35995'의 국내 임상 1상을 지난 28일 승인했다. 임상 1상에선 만 19세 이상 45세 이하의 건강한 성인 남성 108명을 대상으로 YH35995를 경구 투여 후 안전성·내약성 및 약동학·약력학적 특성을 평가한다. 임상 기간은 오는 7월부터 2026년 6월까지며 실시 기관은 차의과대학 분당차병원이다. 앞서 유한양행은 2018년 GC녹십자와 차세대 경구용 고셔병 치료제 공동개발 MOU(업무협약)를 체결하며 YH35995 물질을 확보한 바 있다.

고셔병은 효소 결핍으로 생기는 LSD(리소좀축적질환)의 하나로 5만~10만명 중 1명꼴로 환자가 발생하는 유전성 희귀질환이다. 몸 속 세포막의 한 구성성분인 글루코세레브로사이드를 분해하며 낡은 세포를 없애는 효소 글루코세레브로시다아제가 유전자 이상으로 결핍되면서 나타난다. 해당 효소가 결핍되면 비장, 간, 림프에 낡은 세포들이 쌓이고 간·비장 비대, 빈혈, 혈소판 감소, 관절통 등을 유발한다. 특히 영유아 환자의 경우 배가 부풀거나 성장이 늦춰지는 등 눈에 띄는 신체 이상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증상·진행 과정에 따라 고셔병은 제1·2·3형으로 나뉜다. 1형은 환자의 90%가 앓는 가장 흔한 형태로 신경계통 합병증이 없다. 반면 신경계 증상이 심한 2형의 경우 2세 전 영아기에 발병, 3세 이전에 대부분 사망한다. 3형은 1형과 2형의 복합형이다. 2형 대비 진행 속도가 느리지만 골격 이상·신경계통 합병증이 모두 나타난다. 서양에선 1형 발병이, 국내에선 2형과 3형 발병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한양행이 개발 중인 치료제는 3형 고셔병을 주 타깃으로 한다.


고셔병 치료 시장은 꾸준히 성장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마켓퓨처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고셔병 치료 시장 규모 전망치는 360억달러(약 50조원)로, 2031년까지 706억달러(약 98조원)까지 몸집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선 빅파마(대형 제약사) 사노피가 고셔병 및 파브리병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YH35995 개발 속도를 끌어올리는 등 신약 파이프라인 확장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12일에는 작년 제이인츠바이오로부터 도입한 'YH42946' 관련 국내 고형암 환자 대상의 임상 1·2상도 승인받은 바 있다. 해당 물질은 비소세포폐암의 HER(인간표피성장인자수용체)2 유전자가 자라지 못하도록 하는 경구 방식의 TKI(티로신키나아제억제제)다. 그간 유한양행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를 비롯해,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이전한 MASH(대사이상 지방간염) 신약 후보물질 'YH25724' 등 주로 항암제와 대사질환 치료제 개발에 집중해왔다.

기술이전 가능성도 열려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YH35995 개발은 기존 폐암 등 항암제나 대사질환에 초점을 맞춘 파이프라인뿐 아니라 희귀질환으로 유한양행의 파이프라인을 다각화한단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기술이전의 경우 어떤 임상 단계에서든 할 수 있다고 가능성은 열어놓고 보고 있다. (YH35995는) 막 임상을 시작하는 단계다 보니 어느 정도 효능이 검증되고 학회 발표가 이뤄지고 난 뒤 관련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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