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과 전문가들은 엔화의 이번 약세를 두고 연준 인사의 말 한마디에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의 대규모 시장 개입 효과가 두 달 만에 사라진 것"이라며 일본 당국이 환율 통제력을 상실했다고 진단했다.
일본 당국은 엔화 가치 유지를 위해 지난 4월 말부터 약 한 달 동안 9조7885억엔(약 85조원) 규모의 시장 개입에 나섰다. 당시 정부의 시장개입으로 엔 환율은 달러당 151엔까지 떨어지며 엔화 강세를 나타냈었다. 그러나 두 달 만에 엔화 가치가 다시 37년 반 만의 최저치로 떨어지며 시장 개입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미즈호증권 USA의 도미닉 콘스탐 거시 전략 책임자는 "일본의 외환보유고가 제한돼 통화 방어에 수천억 달러를 쓸 수 없다"며 당국이 추가 개입을 해도 엔저 현상이 여전할 것으로 봤다.
최근 시장에선 일본은행의 7월(7월 30~31일 통화정책회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달 회의에서도 7월 인상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진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은 10월 금리인상에 힘을 싣는다. 블룸버그가 지난 25일 경제학자 4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42%가 금리인상 가능 시점을 10월로 선택했다. 7월을 선택한 응답자는 33%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의 경기가 미국보다 둔화하는 상황에서 일본은행이 적극적인 금리인상에 나설 거란 기대는 낮은 편"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엔저를 멈추기 위해선 일본의 금리인상보다 미국의 금리인하가 더 필요하다고 본다. 일본의 금리 조절 폭이 0.1%포인트 정도로 미국(0.25%포인트)보다 적어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뉴욕 BNY 멜론 캐피털 마켓의 밥 새비 시장전략책임자는 "국제시장의 달러의 지배력은 강화하고 있다"며 "연준의 금리인하 전까지 엔저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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