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장 책으로 채워"…'얼차려 사망' 중대장·부중대장 구속 송치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 2024.06.27 14:41
육군 12사단 '훈련병 사망'과 관련해 규정을 어긴 군기훈련(얼차려)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중대장이 지난 21일 강원도 춘천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마치고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육군 12사단에서 발생한 '훈련병 사망'과 관련해 규정을 어기고 '군기훈련'(얼차려)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해당 부대 중대장과 부중대장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27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강원경찰청은 12사단 신병교육대 중대장과 부중대장에게 직권남용 가혹행위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달 23일 강원도 인제군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병 6명을 대상으로 군기훈련을 실시하면서 군기훈련 규정을 위반하고, 실신한 훈련병 A씨에게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 당일 오전에 부중대장은 중대장에게 구두보고 후 승인받고 군기 훈련을 실시했다. 전날 취침 점호 이후 훈련병들이 떠들었다는 이유였다.

군기훈련은 관련 법령을 준수해 군기훈련 실시 전 훈련 대상자에게 확인서를 작성하도록 해 군기훈련 실시 사유를 명확히 하고 소명 기회를 부여한 후 실시 여부를 최종 판단해야 한다. 하지만 당시 이러한 절차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절차 외에 군기훈련 규정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중대장은 훈련병들에게 군장 빈 곳을 책으로 채우게 하는 방법으로 비정상적인 완전군장을 하도록 한 후 총기를 휴대하고 연병장을 2바퀴 보행하게 했다.

뒤이어 나타난 중대장은 완전군장 상태로 연병장을 선착순으로 뜀걸음 1바퀴 실시한 후 팔굽혀펴기와 또다시 뜀걸음 3바퀴를 지시했다. 이같은 군기 훈련은 군 규정에 없다.


결국 이 과정에서 A 훈련병이 쓰러졌고 치료를 위해 민간병원으로 후송된 지 이틀 만에 숨졌다.

지난 17일 나온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감정서에는 A 훈련병 사인에 대해 열사병 및 그 합병증 탓에 사망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우선 고려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경찰은 그동안 20명 이상 군과 의료 관계자를 조사해 군기훈련 과정 전반 및 의무대의 응급처치, 민간병원 후송 과정, 의료진의 진료내역을 종합적으로 수사해 이번 사건과 관련한 사망원인 규명, 피의자들의 혐의를 입증했다.

강원경찰청 수사전담팀은 이 사건과 관련해 이달 10일 중대장과 부중대장을 정식 입건, 13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뒤 18일 춘천지검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춘천지법 영장전담판사는 지난 21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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