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상처 아문 금융권…비상경영으로 실적 굳힌다

머니투데이 김도엽 기자 | 2024.06.27 05:48
4대 금융그룹 상반기 당기순이익 합계 추이/그래픽=이지혜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이하 홍콩ELS) 배상으로 부진한 1분기 실적을 거둔 금융권이 2분기에는 반등한 성적표를 내놓을 전망이다. H지수가 연초 대비 상승세를 보이며 1분기에 미리 반영한 손실이 오히려 환급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의 올 2분기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4조5041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4조2286억원)보다 6.5% 늘었다. 지난해 2분기(4조2813억원)와 비교해도 5.2% 증가했다.

특히 KB금융의 실적개선이 뚜렷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4488억원으로 전분기(1조491억원)에 견줘 38%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 1분기 홍콩ELS 배상을 위해 대규모 비용을 실적에 반영한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잠시 신한금융에 빼앗긴 '리딩금융' 자리도 되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ELS 배상을 위해 쌓아둔 충당금은 2분기에 일부 환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H지수가 지난달 7000에 육박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1분기에 홍콩ELS 배상을 위해 영업외손실로 인식한 비용은 △KB국민은행 8620억원 △신한은행 2740억원 △하나은행 1799억원 △우리은행 75억원 등 총 1조3234억원 수준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은행별 환입규모는 수십억 원에서 최대 수백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며 "국민은행은 1000억원 미만, 우리은행의 경우 10억원대로 예상된다"고 했다.


'홍콩ELS' 리스크는 털어냈지만 4대 금융그룹의 상반기 순이익 전망치 합계는 지난해 상반기(9조1939억원)보다 5% 줄어든 8조7327억원이다. 은행권은 하반기에도 이자이익 감소 등 비우호적인 경영환경을 전망하며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4월부터 효율적 비용관리에 나섰다. 임원과 본부부서가 업무추진비용 등을 줄였다. 출장보다 화상회의를 권장하고 컬러프린터 사용을 자제하는 등 발생하는 비용까지 아낀다. 신한은행도 '스톱앤드고'(Stop & GO) 프로젝트를 올해 경영진 전략과제로 시행한다. 기존 추진 사업, 일상 업무, 회의체 등 관리업무를 부서별로 검토하고 현시점에서 중단(Stop)할 수 있는 과제를 발굴하는 방식이다.

우리은행은 최근 매주 금요일 오후 5시에 조병규 행장이 부서장급 이상 간부들과 함께 회의를 한다. 하나은행도 비용효율화와 긴축운영방향 등을 각 부서에 전달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상반기에 상대적으로 대출이 집중되다 보니 하반기는 실적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며 "비용효율화 등을 통해 이익흐름을 이어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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