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점 리드→끝내 무승부' 이범호 감독 "잘못된 판단일 수 있지만... 멀리 볼 수밖에 없었다" [부산 현장]

스타뉴스 부산=양정웅 기자 | 2024.06.26 18:09
KIA 이범호 감독(맨 오른쪽)이 25일 사직 롯데전에서 7회 말 역전을 허용한 후 고개를 떨구고 있다.
더블헤더라는 빡빡한 일정 후 원정길에 올랐다. 투수를 아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13점 차 리드를 내주고 만 사령탑은 반성의 뜻을 밝혔다.

이범호(43) KIA 타이거즈 감독은 2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를 앞두고 "생각할 게 많은 하루였다. 반성할 건 반성할 것이다"고 밝혔다.

KIA는 전날 열린 롯데와 경기에서 연장 12회, 5시간 20분 동안의 승부에서도 승패를 가르지 못하고 15-15 무승부를 기록했다. 양 팀은 도합 36안타(KIA 17안타, 롯데 19안타)를 쏟아내고도 끝내 승자가 되지는 못했다.

두 팀 다 소모가 컸던 경기지만, 굳이 따지자면 KIA에 더 큰 타격이 올 게임이었다. 이날 KIA는 에이스 제임스 네일(31)을 선발투수로 등판시켰다. 그는 이날 경기 전까지 7승 2패 평균자책점 2.26이라는 뛰어난 성적으로 리그 평균자책점 1위에 있던 선수였다. 반면 상대 선발 나균안(26)은 2승 7패 평균자책점 8.08로 부진했고, 설상가상으로 등판 전날 음주를 했다는 인터넷 게시글이 나와 논란이 됐다.

네일은 3회까지 롯데 타선을 1실점으로 묶으며 좋은 경기를 펼쳤다. 그 사이 타선은 나균안에게 1⅔이닝 동안 무려 8점을 뽑아내는 등 4회 초 종료 시점에서 14-1로 크게 앞서고 있었다. 하지만 이때부터 KIA의 악몽이 시작됐다.

4회 말 수비에서 네일은 2점을 내준 뒤 고승민에게 만루홈런을 허용, 순식간에 7점 차로 좁혀지게 됐다. 이어 5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무사 2, 3루 위기에 몰렸고, 내야땅볼과 황성빈의 적시타가 나오고 말았다. 결국 네일은 5이닝 11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9실점(4자책)으로 등판을 마감했다.

롯데 고승민(오른쪽)이 25일 사직 KIA전에서 4회 말 만루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감독은 네일에 대해 "팔 상태나 모든 면에서 본인은 괜찮다고 한다"면서도 "지금까지 100이닝을 던진 적이 많이 없는 상태에서 1선발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던지다 보면 그렇게 맞는 날도 충분히 한번씩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열심히 던지고자 하는데 좋은 타구들이 나오니까 당황한 것 같다"며 "힘이 떨어진 것 같으면 한번 쉬어줘야 되는데 경기를 빼줄 상황이 아니다 보니 여러 가지로 머리가 복잡하다"고 말했다.

그래도 이 시점까지 KIA는 5점 차로 앞서고 있었지만, 6회 말 정훈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아 순식간에 14-12로 쫓겼다. 이어 다음 이닝에는 고승민의 2타점 적시타와 이정훈의 희생플라이로 14-15로 뒤집히고 말았다. 그나마 8회 동점을 만들었지만, 이후 리드를 잡지 못하며 연장 12회까지 가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원래 등판하지 않을 예정이었던 좌완 최지민(21)이 등판해 2이닝을 소화하고 말았다. 당초 그는 지난 23일 홈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더블헤더 1, 2차전에 모두 등판하면서 피로도가 높아져 쉬어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경기가 길어지면서 결국 마운드에 올랐다. 또한 장현식(29)은 무려 3이닝을 투구했다.

이 감독은 "(최)지민이는 던지는 날이 아니어서 연장을 안 가기를 바라고 경기를 해야 했다"며 "투수들 관리가 상당히 필요했다"고 밝혔다. 특히 마무리 정해영(23)이 부상으로 전반기 아웃된 상황에서는 더더욱 관리가 중요해졌다. 이 감독은 "제임스 (네일)를 최대한 끌고 가고 늦추고 한 게 잘못된 판단일 수도 있지만, 좀 멀리 볼 수밖에 없던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오늘(26일) 경기랑 내일 경기도 투수들이 집중을 하면서 가야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드는 하루였다"며 선수들의 분발을 기대했다.

KIA 이범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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