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주택 임대료 오르나…아파트에 베팅하는 사모펀드들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 2024.06.26 18:31

KKR, 블랙스톤 등 아파트 대거 매입…
"공급과잉 '선벨트'도 공급 줄면 반등"

반도건설이 미국 LA에 준공한 주상복합 아파트 'The BORA 3170'/사진제공=반도건설
미국 사모펀드들이 주택 임대료 상승에 베팅해 아파트 건물을 사들이고 있다.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상업용 부동산과 달리 공동주택은 신규 착공 감소에 따른 임대료 상승 신호가 포착되고 있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글로벌 사모펀드 KKR(Kohlberg Kravis Roverts)가 캘리포니아, 텍사스 뉴저지 등 미국 전역에서 5200채 이상의 아파트를 21억달러에 매입하는 거래를 마쳤다고 보도했다. 주택건설사인 레나가 최근 분기 공동주택 부문에서 손실을 보자 아파트 개발부문의 보유 자산을 KKR에 매각했다. KKR은 4월에도 블랙스톤 리츠가 소유한 학생 주택 포트폴리오를 16억4000만달러에 매입한 바 있다.

미국 공동주택 시장은 약 40년 만의 최대 건설 붐으로 거의 1년 동안 임대료가 정체돼있었다. 금리는 높은데 임대료는 정체되다 보니 밸류에이션에 부담이 됐다. 미국의 아파트 가격은 2002년 7월 피크 때 대비 지난달 기준 20%이상 하락했다. 같은 시기 주택 거래량은 전년 대비 44% 줄었다.

이런 가운데 KKR을 비롯한 사모펀드들의 아파트에 대한 대규모 투자는 임대료와 가격 상승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미 여러 중서부와 북동부 도시에서 임대료 상승이 시작된 상황이다.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Redfin)에 따르면 5월 미국의 주택 중위 임대료는 전년 동월 대비 0.8% 상승한 1653달러로 2022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KKR은 공동주택 시장에 대한 최근 보고서에서 "공급이 가장 빠르게 증가한 선벨트(미국 남부 15개주에 걸쳐 있는 지역) 시장일지라도 신규 공급이 둔화하면 빠르게 반등할 것"이라고 밝혔다.


KKR에 앞서 블랙스톤도 지난 4월 아파트 인텀 리츠에 100억달러를 투자했다. 5월에는 브룩필드가 15억5000만달러에 7000채의 아파트 포트폴리오를 사들였다.

투자자들은 2026년까지 신규 아파트 착공 건수가 줄고 신규 주택 공급 수준이 낮아지는 한편 임대료는 더 빠르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한다. 포춘지에 따르면 최근 스타우드 캐피털그룹의 배리 스턴리히트 회장은 대규모 경기침체가 없는 한 2년 내로 임대료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시점이 되면 아파트 건설 증가분으로 부족한 수백만 채의 주택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변동금리 대출금을 연체하는 집주인이 늘면서 시장에는 저가 매물이 크게 늘고 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부실 아파트 건물 판매가 올해 1분기 거의 10억달러로 급격히 증가한 반면, 기관 투자자들은 부실 부동산을 구입하기 위해 수십억달러를 조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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