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神 들린 이희준 "♥이혜정이 '핸섬가이즈' 같은 거만 하라고" [인터뷰]

머니투데이 이경호 기자 ize 기자 | 2024.06.26 11:07

동시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아티스트가 되고파

배우 이희준./사진=BH엔터테인먼트


제대로 신(神) 들렸다. 피 철철 흐르는 신이 아닌, 웃음 흐르는 신 '코믹신'이다. 코믹 연기를 이렇게 소화할 수 있었다니 놀랍다.


'코믹신' 제대로 들린 배우, 이희준이다. 그의 코믹 활약은 영화 '핸섬가이즈'(감독 남동협)를 통해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다.


'핸섬가이즈'는 평화로운 전원생활을 꿈꾸던 재필(이성민)과 상구(이희준)가 하필이면 귀신들린 집으로 이사 오며 벌어지는 고자극 오싹 코미디다. 26일 개봉했다.


이희준은 '핸섬가이즈'에서 상구 역을 맡아 첫 등장부터 엔딩 크레디트가 오르기 직전까지 웃음을 선사한다. 흉악스럽게 보이는 외모와 달리 소녀 감성 가득한 성격은 허를 찌르는 반전이다. 이와 함께 이성민과 만들어 낸 호흡은 호러 코미디인 '핸섬가이즈'의 완성도를 높인다.


카리스마와 악의 기운을 내려놓고, 코믹신 들린 모습으로, 극장가로 나선 이희준을 아이즈(IZE)가 만났다.


배우 이희준./사진=BH엔터테인먼트


-'핸섬가이즈'가 개봉에 앞서 언론시사회 후 언론의 반응이 좋았다. 개봉을 앞두고 나온 호평에 대해 어떤 생각인가.


▶ 개인적으로 믿어지지 않는다. 지금까지 참여했던 영화, 드라마는 제 나름대로 좋게 평가를 해도 30%는 반대 의견이 많은 편이었다. 이번에 기자분들이 합심한 듯이 좋게 써주시니까 의아했다. '왜들 이러시지?'라고 믿어지지 않았다. 감사하고, 들뜨기도 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홍보를 해야겠다 싶었다.


영화 '핸섬가이즈'/사진제공=NEW, (주)하이브미디어코프


-극 중 맡은 상구 캐릭터가 외모적으로 비호감인 부분도 있다. 실제 모습과 다른데, 이런 부분을 부각하기 위해 중점을 둔 게 있는가.


▶ 어려웠다. 감독님이 순간적으로 무서운 인상을 썼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상구가 어떤 상황에서 본인은 불편하고 겁이 나서 하는 표정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거를 하려고 했던 것 같다.


-'핸섬가이즈'에서 이성민과 대결이라도 해도 될 법한 분장이 있었다. 보는 것만으로 웃음 유발, 러블리 매력이 가득했던 분장에 대한 어떤 생각이었는가.


▶ 저는 의상팀이 핑크색 점프슈트를 줄 거라고 상상도 못 했다. 그런 거 입어 본 적도 없었다. '소화할 수 있을까' 했는데, 그 의상이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또 이성민 선배님은 꽁지머리에 목 태딩도 심하게 하셨다. 저도 뭐라도 해야겠다 싶었다. 부황자국이 떠올랐다. 극 중 우리가 험한 일을 한 사람이었다. 파스도 붙여봤는데, 유지가 힘들었다. 그래서 부황자국을 하게 됐다.


영화 '핸섬가이즈'/사진제공=NEW, (주)하이브미디어코프


-이번에 귀여움이 부각된 캐릭터였다. 대본을 받은 후 캐릭터를 어떻게 만들고자 했는가.


▶ 어떻게 구현할까 했다. 대본을 받았을 때는 경상도로 배경이 바뀌었다. 이성민 선배님도 저도 대구 출신이었다. 상구라는 캐릭터가 유년 시절에 봤던, 극 중 상구 같은 이미지가 떠올랐다. 그런 식으로 창작하고 싶었다. 말도 느리게 하고, 귀여운데 바보스러운, 그런 캐릭터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최근 카리스마 있고, 독한 악역을 소화해 왔다. '핸섬가이즈'에서는 코믹이었다. 이런 코믹 연기가 잘 맞다고 생각하는가.


▶ 이성민 선배님과 제가 그동안 연극 무대에서 공연을 많이 해왔다. 코미디 공연 경험도 많다. 관객들의 웃음 포인트를 본능적으로 알 정도다. 그런데 영화나 드라마에서 그런 역할(코믹)을 제안받지 못했다. 그런 게 없기도 했다. 그래서 이런(상구 역) 제안이 감사하다. 감독님한테 감사한 게, 저는 상구 같은 연기를 보여준 적이 없다. 그래서 저한테 맡기는 게 리스크를 안고 가는 거다. 감독님이 저를 100% 믿어준 것 같아서 더 감사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이번 상구 역이 이희준에게 남다를 것 같다. 혹시 그간 출연했던 작품 속 캐릭터 중 순위로 몇 위에 있을까.



▶ 주위에서 '인생 캐릭터'라고 한다. 제가 했던 캐릭터는 저한테 다 똑같다. '살인자ㅇ난감'의 송촌, '지배종'의 선우재까지 저는 어느 하나 덜 노력한 게 없다.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였고, 다 소중하다. 그래서 '이번이 더 특별히 소중하다'는 아니다. 퍽퍽한 시대에 웃음을 줄 수 있는 거로 인사를 드릴 수 있는 게 기분 좋다.


-극 중 상구는 일단 보면 무서움이 느껴진다. 대학생들과 만남에서, 대학생들이 보는 것만으로도 무서움을 느껴야 했을 터. 그들에게 무서움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 게 있다면 무엇인가.


▶ 다행히도 그 아이들이 무섭게 봐줬다. 상대가 만들어 주는 거다. 무섭게 연기를 잘 해준 것 같다. 공승연과 대학생 역 배우들 그리고 박지환, 이규형까지 자기 역할과 소임을 정말 잘 해낸 거 같은 기분이 든다.


영화 '핸섬가이즈'/사진제공=NEW, (주)하이브미디어코프


-'핸섬가이즈'가 원작 영화 '터커 & 데일 Vs 이블'과는 다른 설정이 들어갔다. 한국적으로 표현된 부분 중 설정이 잘 됐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는가.


▶ 저는 악령이든, 여자든 코미디를 놓치지 않는 게 좋았다. 놀라운 점은 원작이 있는데 새롭게 창작해야 된다는 거다. 이게 어려운 일이다. 실사화하고 재창작하기 쉬운 일이 아니다. 감독님은 원작이 생각 안 날 정도로 색다른 코미디로 만든 것 같다. 또 극 중 러브라인도 한국 관객이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선을 잘 탄 것 같다. 나이 많은 상구, 미나(공승연)가 제대로 러브라인이 있으면 안 된다. 그렇게 불편하지 않게, 귀엽게 할 수 있는 선 그리고 공포도 적당한 선이었다. 그게 센스다.


-'핸섬가이즈의 흥행도 기대하고 있을 것 같다.


▶ 흥행은 잘 되길 바라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 열심히 홍보하고 있다. 겸손하게 나대지 않고 감사하게 홍보하려고 하고 있다.


-지인들 반응도 궁금하다.


▶ 시사회 후 진선규 형이 영화를 보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형이 문자 메시지를 길게 보내는 스타일이 아닌데, 장문을 보냈다. 형이 '너의 오랜 노력이 결실을 보고 있는 것 같다' '멋지고, 최고다' 등의 문자를 보내서 기분이 되게 좋았다. 저희가 20년째 연기를 하고 있다. 저희끼리는 연기에 대해 다 얘기한다. 현장에 가면 연기 얘기를 안 하는 나이가 됐는데, 우리끼리는 계속하자고 했었다. 기분 나쁘지 않게 잘 배려하면서 얘기한다. 그래서 선규 형의 축하 문자가 영향이 큰 것 같다.


배우 이희준./사진=BH엔터테인먼트


-이번 상구 캐릭터의 변신에 대한 아내 이혜정의 반응도 궁금하다.


▶ 혜정 씨는 제가 악역을 할 때보다 데미지가 적다. '살인자ㅇ난감' 같은 거는 6, 7개월을 그 배역대로 살았다. 그러면 막 괜히 시비 걸고 싶고 그런다. '핸섬가이즈'의 상구 캐릭터는 사람들이 안 싸웠으면 하고 행복했으면 했다. 나 때문에 (주변 사람들이) 안 불편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니까 찍는 내내 행복했다. 집에서도 와이프한테 짜증도 덜 내고 그러니까 훨씬 좋았다. (아내가) 이런 것만 하라고 했다.


배우 이희준./사진=BH엔터테인먼트


-최근 쉼 없이 작품으로 관객, 시청자 등과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매 작품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이희준만의 무기가 있다면 무엇인가.


▶ 저는 워커홀릭인 것 같다. 연기할 때 행복하다. 코로나 시기에도 꾸준히 한 작품, 한 작품 (촬영)했다. '황야'부터 '살인자ㅇ난감'까지 차례대로 오픈이 됐다. 지금 막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꾸준히 해왔다. 최근에는 공연(연극)도 하고 있다. 저는 연기 안 하는 순간이 허전하다. 연기를 안 하고 있는 쉬는 시간이 더 불편하다. 그래서 워커홀릭인 것 같다. 연기를 잊을 수 있는 거를 찾아야 하는 것 같다. 명상, 수행, 그림도 하는데 기본적으로 24시간 연기 생각을 한다.


-이번에 색다른 모습을 보여준 이희준. 어떤 배우이길 바라는가.


▶ 저는 같이 사는 사람들, 동시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고 싶은 아티스트이고 싶다. (물질) 기부도 좋지만, 작품과 연기로 웃음을 줄 수 있고, 비극이나 악역이라도 영화 자체로라도 즐거움을 줄 수 있고, 위로를 해줄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됐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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