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16명 "트럼프 2기 땐 경제 위험" 경고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 2024.06.26 13:03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16명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인플레이션을 다시 부추기는 등 미국 경제가 위험해질 수 있다고 입 모아 경고했다. 대선 토론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진보 성향의 경제학자들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지원 사격에 나선 모양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AFPBBNews=뉴스1
25일(현지시간)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조지프 스티글리츠, 로버트 실러 등 미국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16명은 공동서한을 통해 "우리 각자는 다양한 경제 정책의 세부 사항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의제가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훨씬 우월하다는 데엔 모두 동의한다"고 밝혔다.

서한은 이어 "트럼프 재집권 땐 무책임한 재정으로 인플레이션이 재점화될 것이란 우려가 마땅히 제기된다"며 "에버코어, 알리안츠, 옥스퍼드이코노믹스, 피터슨연구소를 비롯한 초당파적 연구소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제 의제가 그대로 시행될 경우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했다.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제 공약으로 법인세 인하와 소득세 폐지, 모든 수입품에 10% 보편 관세, 중국산 제품에 60~100% 관세 등을 내걸었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회에 금리 인하를 압박하겠다고 밝혀왔다. 앞서 무디스 역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심화해 경기 침체에 빠질 것으로 경고한 바 있다.

CNBC는 서한에 참여한 경제학자들이 정치적으로 진보 성향이라며, 서한이 발표된 시점이 주목할 만하다고 짚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TV 대선 토론이 불과 이틀 앞두고 공개됐기 때문. 이번 토론에선 인플레이션을 비롯해 경제 대책을 두고 양측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서한을 주도한 스티글리츠는 CNBC 인터뷰에서 "많은 국민들은 트럼프가 바이든보다 경제를 더 잘 이끌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적어도 믿을 만한 경제학자들의 생각은 다르다는 걸 알릴 필요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로이터 최신 조사에 따르면 유권자들은 경제에서 누가 더 나을지를 묻는 질문에 43%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선택했고, 바이든 대통령이 낫다는 응답은 37%에 그쳤다.


대선 토론에서 노벨상 수상자들의 주장을 공격 무기로 꺼낼 수 있게 된 바이든 대선 캠프 측은 이번 서한을 반겼다. 바이든 측은 "최고의 경제학자, 노벨상 수상자, 재계 수장들은 모두 미국이 트럼프의 위험한 경제 공약을 감당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선 캠프 측은 불쾌감을 드러내며 노벨상 수상자들의 의견을 일축했다. 캐롤린 레빗 트럼프 캠프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미국 국민들은 어떤 대통령이 주머니에 돈을 찔러줬는지를 알려주는 노벨상 수상자들의 쓸모없는 조언은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한편 이번 공개서한에 서명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은 조지프 스티글리츠(2001), 조지 애컬러프(2001), 앵거스 디턴(2015), 클라우디아 고딘(2023), 올리버 하트(2016), 에릭 마스킨(2007), 대니얼 맥패든(2000), 폴 밀그롬(2020), 로저 마이어슨(2007), 에드먼드 펠프스(2006), 폴 로머(2018), 앨빈 로스(2012), 윌리엄 샤프(1990), 로버트 실러(2013), 크리스토퍼 심스(2011), 로버트 윌슨(2020)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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