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애 실천한 경영인" 윤대원 학교법인일송학원 이사장 별세

머니투데이 박정렬 기자 | 2024.06.26 10:10
고(故)윤대원 학교법인일송학원 이사장

정직과 인간애를 기반으로 사회복지와 의술 보급에 힘썼던 도헌 윤대원 학교법인일송학원 이사장이 지난 25일 오후 4시 20분 경기 안양시 한림대학교성심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9세.


국내 최초 췌장 이식 수술 성공… 의학발전에 공헌


고인은 1945년 6월 23일 평안남도 용강군에서 윤덕선 학교법인일송학원 설립자의 첫째 아들로 태어났다. 용산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가톨릭의과대학에서 의학 석·박사를 마치고 1979년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외과학교실에서 장기이식과 첨단의학 연구를 섭렵한다.

1980년 귀국 후 그는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외과에서 환자를 돌보며 1985년 한림대학교의료원 최초로 신장이식 수술에 성공했다. 1987년에는 국내 최초로 췌장 이식 수술에 성공해 당뇨병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한국 의학 발전에 공헌했다.


'정직' 신념으로 의술 보급 앞장… '한림대의료원'의 완성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장, 한림대학교의료원장을 거치며 의술 보급에 매진하고 경영철학을 새겨오던 윤대원 이사장은 1989년 학교법인일송학원 2대 이사장에 취임하며 한림대학교의료원, 복지관, 한림대학교, 한림성심대학교,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를 본격 지휘한다. 1997년부터 시작된 IMF 외환위기 속에서도 더 많은 환자를 돌보기 위한 대형병원 건립을 추진하며 1999년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이후 2013년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을 개원하며 한림대학교의료원을 5개 대학병원(한림대학교성심병원,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을 지닌 대규모 기관으로 성장시켰다.

배움이 국력과 인류 행복 추구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지론 하에 1990년 한림과학원 설립, 1997년 한국컨벤션산업경영연구원 개설, 2004년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를 설립해 인재 양성에도 힘썼다. 그의 국가 공헌에 대한 노력은 1992년 보사부장관(전 보건복지부) 표창장 제 15927호 수상으로 돌아왔다. 짧은 시간 동안 내실을 챙기며 외연을 확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경영 신념인 '정직'에 있었다. 그의 경영을 함께하던 능력자들과 뜻을 모으고 그들을 설득할 때 적용하던 그만의 원칙이었다. 윤 이사장은 "내가 정직하면 된다. 자신에게 엄격해지도록 정직하면 스스로 자유롭다. 한 점 부끄러움 없는 삶에는 어떤 방패나 울타리도 필요하지 않다. 거짓 없는 정직만이 나를 자유인으로 만들어준다. 결국 정직은 행복을 불러온다"고 입버릇처럼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적자에도 화상치료 지속…"우리라도 할 수밖에 없다"


한림대학교의료원 소속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은 국내 화상치료의 메카이다. 화상은 경제적 수준이 높아질수록 발생률이 낮아지는 질환으로 우리나라 환자도 점차 줄고 있다. 그러나 한 번 당하면 그 흉터가 영구적으로 남을 수 있으며 회복을 위한 수술 및 치료가 수십 년간 필요할 수도 있다. 그래서 윤대원 이사장은 지속 적자를 기록하는 중에도 인류의 행복과 인술을 위해 꾸준히 투자와 관심을 쏟았다. 윤 이사장은 생전에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의 존재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곤 했다. "생명을 방치할 수는 없다. 생지옥 같은 화상치료를 누군가는 해야만 한다. 아무도 안 하니까, 우리라도 계속할 수밖에 없다."

화상 환자는 급한 치료 후에도 일상 회복까지는 재활 등 긴 시간이 필요하다. 당연히 생계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에 윤대원 이사장은 2008년 화상 환자 사회복지만을 위한 한림화상재단을 설립한다. 환자의 치료비 후원은 물론, 소아 환자가 흉터와 치료 탓에 학교를 다닐 수 없는 상황을 감안해 학업을 이을 수 있는 화상병원학교를 운영한다. 화상병원학교 이용자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1만2755명에 달한다. 현지 의료기술 및 장비의 한계로 치료받지 못하는 해외 환자를 위해 현지에서 또는 해외 환자를 국내로 초청해 무료 치료를 시행하기도 했다. 2018년까지 베트남 등 8개국 화상 환자에게 지원된 진료비는 18억2430만원에 달한다.



병원 스마트화와 대학 글로컬화 '실현' 세계화 초석 닦아


인류 행복과 인간애를 최우선 가치로 삼으면서도 윤대원 이사장은 '시대의 강력한 응전자'로서 기능할 것을 지속 추구했다. 2019년 4차산업혁명 아래 디지털 전환 시대에 부응키 위해 법인 산하 기관별 10년간의 발전 프로젝트를 지휘하고 병원의 '스마트화(smartization)'를 통해 시대 변화를 선도했다. 그의 가치 아래 학교법인일송학원은 각종 의료 예측 모델을 개발하고 인공지능과 가상현실을 이용한 미래 의료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한림대학교는 지역과 대학이 함께 발전하는 K-고등교육모델을 선도해 2023년 교육부의 '글로컬 사업'에 최종 선정, 1000억원을 지원받게 됐다.

세계화는 윤 이사장을 대변하는 또 다른 키워드다. 2004년부터 미국 콜롬비아의과대학, 코넬의과대학, 뉴욕프레스비테리언병원, 조지워싱턴 의과대학, UCLA(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일본 나가사끼 대학, 이탈리아 파도바대학, 스웨덴 웁살라대학교 등과 긴밀한 의료학술 파트너십을 맺고 매년 국제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하며 양국 최신 의료 지론을 공유하고 기술 발전을 위해 협력해왔다.

국제 파트너십 확장에 대한 결과로 윤 이사장은 2023년 웁살라대학교로부터 아시아 최초로 '린네 골드메달'을 수상한다. 안데스 하그펠트 웁살라대학교 총장은 린네메달 수여식에서 "우리의 가장 큰 영광중 하나인 린네메달 수여로 인해 윤대원 이사장이 우리 대학과의 교류뿐 아니라 국가 간의 긴밀한 유대 형성에 큰 공헌을 한 것을 인정하고자 한다"며 "한 사람의 업적이 미래에 얼마나 중요한지, 한 사람의 노력과 능력이 세상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여준 데 대한 감사의 표시"라고 말했다.

장례는 학교법인장으로 치르며 빈소는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장례식장 VIP 1호실에 차려진다. 한림대학교 일송아트홀에 분향소를 마련한다. 장례가 끝난 후 고인은 경기 남양주시 금곡면 선영에 안장될 예정이다. 유족으로는 장남 윤희성 학교법인일송학원 상임이사, 차남 윤희태 도움박물관 관장, 장녀 윤은주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가 있다. 발인은 28일 오전 8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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