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디렉터]장마, 기후 변화, 그리고 ESG

머니투데이 오광영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 2024.06.26 10:32
오광영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사진제공=신영증권
벌써 날씨가 한여름을 방불케 하는 뜨거운 날이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은 올해 대기 온도와 해수면 온도가 크게 높아지며 중국, 일본처럼 국내도 역대급 강수량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한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1~3도가량 높고 비구름대가 지나며 폭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처음으로 재난 문자가 발송됐던 '극한 호우' 현상이 올해 더욱 자주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기상청은 이미 올여름 기상 전망에서 예년보다 기온이 높고 강수량이 많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올해는 '엘니뇨 후폭풍'과 '라니냐'까지 변수로 등장했다. 엘니뇨는 발생해보다 이듬해에 기후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EU(유럽연합)의 코페르니쿠스기후변화연구소(CCCS)와 미국 국립해양대기관리국(NOAA) 등 기후변화 감시기구인에 따르면 올해 6월 엘니뇨가 종료되고 하반기에 라니냐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엘니뇨-라니냐 전환기에 어떤 양상을 보일지는 현재로선 정확한 예측이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우려가 존재한다. 바로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다. 전통적인 장마는 6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정체전선에 의해 많은 비를 뿌리는 기간이다. 남쪽 북태평양고기압과 북쪽 오호츠크해고기압 또는 티베트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에서 충돌해 거대한 비구름대를 형성하며 지속해서 비가 내리는 현상을 말한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은 마치 동남아 지역의 '스콜'(열대성 소나기)을 연상케 할 정도로 갑작스러운 폭우와 폭염이 계속되는 양상을 보여 '도깨비 장마'라고 불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서 더 많은 수증기가 한반도로 유입되고 여름철 집중호우도 자주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원인을 분석했다. 가을장마로 불리는 2차 장마 시기도 과거보다 앞당겨지는 모습이 목격되고 있다. 일 년에 한 번 오는 장마에서 N차 장마로 변화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존재한다.

전 세계적으로 이상 기후 현상이 나타나는 근본적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를 지목한다.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대기의 에너지가 강해지고, 뉴턴의 운동법칙에 따라 높아진 에너지는 대기를 더 빠르게 움직이게 한다. 과거의 수증기 이동 속도가 어린이가 뛰는 수준이었다면 지구 온난화로 더워진 현재 대기의 속도는 차가 달리는 속도와 같다. 지구온난화는 빨라진 속도로 이동하게 하며 비구름을 크게 만들고 강한 비를 뿌리게 하는 것이다.


전 세계적인 기후 변화는 안타깝게도 우리 삶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이상 기후로 인한 농축산물 생산 환경의 급격한 악화로 농축산물 가격 급등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난다. 올해 들어 국내에서는 사과 등 신선 과일 가격이 급등했는데 그 원인도 여기에 있다. 산업계에서는 폭염과 폭우 같은 이상 기후에 따른 생산성 손실뿐만 아니라 중대재해처벌법이 확대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사업장 안전 문제도 크게 부각되고 있다. 우리 삶을 불편하게 하는 러브 버그와 같은 낯선 곤충의 출몰도 기후 변화와 관련이 있다. 기후 변화와 날씨는 소비자 행태를 바꾸는 등 경제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에 따른 트렌드를 잘 읽고 대응해야 기업은 리스크를 줄이고 기회를 탐색할 수 있다.

지구촌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극단적인 날씨는 안타깝게도 기후 변화의 냉혹한 현실이다. CCCS는 지난해가 12만5000년 전 마지막 간빙기 이후 가장 뜨거웠던 해로 발표했다. NOAA는 올해 5월이 역대 5월 중 가장 더운 달로 기록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최근 중국은 북부에서는 폭염과 가뭄이, 남부에서는 폭우에 따른 홍수로 상반된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을 비롯해 미국의 산불 시즌도 모두 기후 변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알려졌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 변화에 따른 재난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점점 더 강화된 행동이 요구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이상 기후에 의한 기후 재난을 막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강화하려고 노력 중이다. 특히 화석 연료 사용 축소와 청정에너지 확충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되고 있어 이와 관련된 투자도 다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친환경을 중심으로 한 ESG 이슈는 이제 우리에게 더욱 현실로 다가와 신속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ESG에 대한 관심을 지속해서 유지하고 이와 관련된 투자에도 중장기적으로 관심을 지속해서 유지할 것을 추천한다.

베스트 클릭

  1. 1 오물만 들어 있는게 아니었어?...북한이 띄운 풍선 만지면 벌어지는 일
  2. 2 손웅정 변호사에 '1억 리베이트' 제안한 학부모… "형사 문제될 수도"
  3. 3 '사생활 논란' 허웅 측, 故이선균 언급하더니 "사과드린다"
  4. 4 '드릉드릉'이 뭐길래?…임영웅, 유튜브에서 썼다가 댓글 테러 폭주
  5. 5 '낙태 논란' 허웅, 방송계 이어 광고계도 지우기…동생 허훈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