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액 제쳤다…일본 경제 새 버팀목 '관광'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정혜인 기자 | 2024.06.26 05:50

엔화가치 하락에 저렴해진 영향
석달간 방일객 月 300만명 넘어
관광객 소비 연환산 땐 '62조원'
자동차 이어 '두번째' 수출산업

지난 3월10일 일본 교토 기요미즈데라(청수사) 인근 골목이 관광객들로 빽빽한 모습/AFPBBNews=뉴스1
관광 산업이 일본 경제를 떠받치는 기둥으로 떠올랐다. 엔저를 바탕으로 일본을 찾는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올해 방일 관광객 지출이 62조원을 넘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0년 만에 5배나 증가한 수치로 관광이 자동차의 뒤를 잇는 효자 산업이 됐단 평가다. 일본정부는 이 기회를 더 살리려 한다.

25일 니혼게이자이는 정부 자료를 인용해 올해 1분기 방일 관광객 소비를 연환산 하면 7조2000억엔(약 62조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일본의 주요 산업 수출액과 비교하면 지난해 17조3000억엔을 기록한 자동차에 이어 2위다. 반도체 등 전자부품(5조5000억엔)과 철강(4조5000억엔)을 웃돈다.

성장세로 보면 자동차를 능가한다. 관광객 소비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 4조6000억엔에서 60% 가까이 증가한 데 비해 같은 기간 자동차와 철강 수출은 약 45%, 반도체 등 전자부품 수출은 약 40% 증가했다.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코로나 이전 규모를 훌쩍 뛰어넘었다. 올해 3월부터 5월까진 월간 관광객이 300만명을 넘었다. 올해 첫 5개월에만 2019년의 절반을 넘는 수가 일본을 찾았다. 관광객들의 씀씀이도 커지고 있다. 최근 5년 사이 1인당 소비는 30.1% 늘고 평균 체류 기간은 6.2일에서 6.9일로 늘었다. 일본 정부는 올해 방일 관광객 수 및 소비액이 모두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외국인들이 일본에 몰려가는 건 팬데믹 후 여행 수요가 폭발한 가운데 엔화 가치 하락으로 일본 여행이 저렴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엔·달러 환율 평균은 140.58엔으로 2019년(108.98엔)에 비해 30% 가까이 올랐다. 지금은 160엔 직전이다. 일본 호텔에서 하루 묵는 데 2만엔이 든다고 가정할 때 2019년엔 184달러가 필요했다면 이젠 126달러만 있으면 된단 얘기다. 미국이 금리 인하를 늦추는 가운데 일본의 금리 인상 시기도 가늠하기 어려워 금리 차이로 인한 엔저는 지속될 전망이다. 스미모토미쓰이DS자산운용의 쿠니베 신지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장기적으로 엔/달러 환율은 170엔을 향하는 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호기를 잡은 일본 정부는 외국인 관광객의 여행지 분산을 꾀한다. 70%가량의 외국인이 주요 도심에 몰리며 오버투어리즘 문제가 지적됐기 때문이다. NHK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지난 4월 "외국인의 숙박을 지방으로 분산해 지속 가능한 관광지 만들기에 속도를 내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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