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자영업자의 채무조정을 위해 새출발기금 규모를 확대한다. 출자 규모와 담보대출 이용한도 확대 등 세부 내용을 조율 중이다. 폐업 뒤 같은 업종으로 재창업하는 이른바 '회전문 창업'을 줄이고 업종 전환과 재취업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26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다음주 발표할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이런 내용의 '소상공인 맞춤형 지원방안'을 담는다. 소상공인 맞춤형 지원방안은 소상공인의 △민생지원 △재기지원 △채무조정 등 크게 3개축으로 구성된다.
전기요금 특별지원은 대표적인 소상공인 민생지원 방안이다. 정부는 지난 2월부터 소상공인 전기요금 특별지원 신청을 받았다. 연매출 3000만원 이하 영세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최대 20만원의 전기요금을 지원한다.
정부가 당초 추산한 대상자는 126만명이다. 하지만 지원요건을 보수적으로 잡아 신청자가 이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정부는 '연매출 3000만원' 요건을 상향조정한다. 정부 관계자는 "대상을 현실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달 말까지인 신청기간도 연장한다.
소상공인의 수수료와 교육비 등 금전적 부담도 완화한다. 법제처는 15개 법령을 정비해 소상공인 등의 인허가·검사·정보제공 수수료와 교육비 등 포괄적인 감면 근거를 마련한다. 입법예고는 오는 28일부터다. 가령 지금까지 감면 기준이 없었던 의료기기 제조·수입업 허가 수수료의 경우 소상공인 대상 감면 근거가 생긴다.
소상공인의 재기지원은 업종 전환이나 재취업 등 전직에 방점을 찍는다. 이를 위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청년창업사관학교 기능을 강화하고 고용노동부의 인프라와 프로그램을 활용한다.
정부는 대책 마련 초기에 소상공인의 폐업, 재취업, 재창업 등을 지원하는 희망리턴패지키 사업 재구조화도 검토했다. 특히 같은 업종으로 재창업하는 '회전문 창업'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소상공인실태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같은 업종으로 재창업한 비율이 20.61%에 이른다. 특히 자영업자가 많은 '음식점 및 주점업'의 동일 업종 재창업 비율은 22.65%로 전체 평균보다 높다.
기재부는 소상공인이 동일업종으로 재창업하는 현실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희망리턴패키지 사업의 개편을 검토했지만 재창업 역시 재기지원의 한 축이라는 판단에서 현상 유지로 결론냈다. 대신 전직이나 재취업을 강화하는 쪽으로 정책방향을 잡았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예고한 새출발기금 확대는 기금 규모 등을 두고 막판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 2022년 도입한 새출발기금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채무조정 프로그램이다. 정부는 새출발기금에 추가 출자해 총지원금을 늘리고 취약차주 중심으로 연착륙을 시도한다.
최 부총리는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소상공인의 경우 경기 요인 외에도 부채 증가 등 구조적 요인이 더해져 어려움이 큰 상황"이라며 "정부는 경기 회복세를 가속화하는 한편 취약계층 등 민생이 조속히 안정될 수 있도록 정책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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