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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들 "사랑이 승리"…백악관엔 무지개색 조명━
당시 이들 부부는 다른 주에서 동성결혼을 한 사람에 대해 미국 모든 주가 이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불치병에 걸렸던 아서는 소송을 낸 그해 사망했지만 오버거펠은 아서의 사망 증명서에 자신을 배우자로 기명하기 위해 법정 투쟁을 이어갔다.
그 결과 2015년 6월 동성 결혼 합헌이라는 결정이 나왔다. 당시 연방대법원은 진보 4인 대 보수 4인으로 의견이 갈렸다. 그런데 결정권을 쥔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이 합법화 지지 입장을 내며 아슬아슬하게 통과됐다.
케네디 대법관은 "결혼은 죽음 후에도 지속될 수 있는 사랑을 상징한다"며 "어떤 결합도 결혼보다 더 심오할 수 없다. 결혼은 사랑과 신의, 헌신, 희생 그리고 가족이라는 최고 이상을 구현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판결이 나온 날 미국의 성소수자와 지지 단체는 "사랑이 승리했다"며 환호했다. 일찍이 2012년 동성혼 지지 입장을 공개한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은 백악관 외부 조명을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색으로 바꿨다.
반면 종교 단체에서는 대법원 판결을 비판했다. 미국 천주교 주교회는 당시 성명을 통해 "정부가 동성 커풀이 결혼할 수 있음을 선언하는 것은 심히 부도덕하고 부당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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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성 결혼 합헌에 다른 국가도 줄줄이 '허용'━
2016년엔 콜롬비아가, 2017년엔 핀란드·독일·호주가 동성혼 인정 입법을 완료했다.
아시아에서는 2019년 대만이 최초로 동성 결혼을 허용했다. 뒤이어 네팔이 지난해 11월 동성 커플의 혼인 신고를 받아들이면서 사실상 동성의 결혼을 합법화했으며, 태국은 지난 18일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는 법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했다.
일본에서도 최근 동성 간 결혼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위헌' 또는 '위헌 상태'라는 판결이 연이어 나왔다. 사실상 동성혼을 인정한다는 것으로 향후 일본 동성혼 합법화 논의에 상당한 영향을 줄 전망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5월 장혜영 전 정의당 의원이 동성 결혼을 법제화하는 '혼인평등법', 동성 커플이 가족과 동등한 권리를 누리는 '생활동반자법', 비혼 여성도 보조 생식술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비혼출산지원법' 등 '가족구성권 3법'을 발의하면서 논의 물꼬를 텄다. 하지만 현재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여론 역시 반대 분위기가 더 많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결혼준비 과정 및 결혼비용 부담, 혼전동거 등에 대한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약 56.5%가 동성 결혼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찬성은 불과 23.5%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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