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잘못"…20년 전 밀양 성폭행 사건, 어른들 고개 숙였다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 2024.06.25 15:43

밀양 시장 등 대국민 사과문, 피해자 성금 모금도…최근 성범죄율 최하위권 강조

안병구 밀양시장, 허홍 시의회 의장, 80여 시민단체, 종교단체 대표가 25일 시청 대강당에서 2004년 밀양에서 발생한 여중생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사진=밀양시
밀양시가 전 국민적 공분을 산 '밀양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25일 안병구 밀양시장과 시의원, 시민단체, 종교단체와 함께 대국민 공동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머리를 숙였다.

안 시장은 "이 사건으로 이루 말하지 못할 큰 고통을 겪은 피해자와 그 가족들, 그리고 상처받은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아이들을 잘 가르치고 올바르게 이끌어야 되는 어른들의 잘못도 크고, 그동안 제대로 된 반성과 사과를 하지 못한 지역사회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엇보다 피해자의 인권이 존중받고 보호받으며, 더 이상 고통받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면서 "피해자 회복 지원을 위한 자발적 성금 모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성폭력 재발방지, 엄정한 법질서 확립을 위해 관내 초·중·고등학생과 일반시민, 공무원, 보육 교직원을 대상으로 11개의 맞춤형 성폭력 예방 교육을 실시하겠다는 계획도 알렸다.
안병구 밀양시장, 허홍 시의회 의장, 80여 시민단체, 종교단체 대표가 25일 시청 대강당에서 2004년 밀양에서 발생한 여중생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사진=밀양시
최근 유튜버의 근황 폭로로 주목받게 된 20년 전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으로 밀양시 전체에 대한 이미지 훼손, 혐오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온라인 등에서는 '밀양사람은 믿고 거른다'는 식의 인식이 퍼지고 있다.

이를 의식하듯 안 시장은 밀양의 성범죄 비율도 공개했다. 2022년 경찰청 통계 기준 인구 10만명당 성범죄 비율이 전국 85개 시 가운데 74위로, 최하위권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 같은 낮은 순위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지속됐다고도 강조했다.


안 시장은 "피해자와 가족에게 다시 한번 사과드리며, 지역사회의 반성을 통해 안전하고 건강한 도시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시민과 국민 여러분께서도 피해자의 조속한 일상 회복과 밀양시의 자정 노력에 관심을 가지고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밀양시 각 기관·단체, 종교계는 이 사건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자발적인 지원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지역 내 사찰, 교회, 천주교, 원불교 등 종교단체는 시민의 참회와 피해자의 치유를 위한 합동 예불과 기도회를 준비하고 있다.

향교, 성균관유도회 등 유림단체는 고유제 개최 및 학교 순회 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올바른 윤리 의식을 고취하고 밀양시 성폭력·가정폭력 통합상담소는 이달 말까지 피해자 회복 지원을 위한 성금을 모금해 한국성폭력상담소를 통해 피해자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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