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최다 과징금' 쿠팡 랭킹조작, 중앙지검 아닌 이곳에 배당

머니투데이 조준영 기자 | 2024.06.26 05:00

[조준영의 검찰聽]

편집자주 | [편집자주] 불이 꺼지지 않는 검찰청의 24시. 그 안에서 벌어지는, 기사에 담을 수 없었던 얘기를 기록합니다.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른바 '랭킹조작' 사건 관련 쿠팡과 PB(자체브랜드)상품 자회사인 씨피엘비(이하 쿠팡)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사건이 최근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상혁)에 배당되면서 법조계에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공정위가 유통업체에 매긴 과징금 중 역대 최고액인 1400억원을 부과하는 등 대형사건임에도 굵직한 재계 사건을 도맡아 온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김용식)에 배당되지 않은 것이 의아하다는 것이다.

2015년 출범한 공조부는 '재계 저승사자'로 불리며 기업수사를 전담하는 부서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중앙지검 반부패부가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야권을 향한 전방위적인 정치수사를 벌이던 중에도 공조부는 기업총수들을 줄수사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지난해 3월 '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회장을 구속할 때는 재계가 들썩이기도 했다.

2022~2023년 당시 공조부를 이끌었던 이정섭 부장검사(현 대전고검 검사 직무대리)는 공정위 고발 없이 독자적으로 담합 수사(2조3000억대 특판가구 입찰담합)에 나서는 등 기업수사를 공격적으로 벌이면서 재계를 긴장케 했다.

하지만 이 전 부장검사 이후 공조부는 뚜렷한 수사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 전 부장검사가 벌여놨던 수사들을 마무리하고 공소 유지를 하는 것만으로도 허덕였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공조부가 지난 5월 마무리 지은 KT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여전히 수사가 한창인 'LH 감리 입찰담합' 의혹은 지난해 이 전 부장검사가 수사에 착수했던 건들이다.

한 검찰 출신 대형로펌 변호사는"예전 같으면 당연히 공조부로 갔어야 할 사건들이 다른 곳으로 간다"며 "1년 가까이 이런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데 이 전 부장검사가 착수한 사건들을 공소유지하는 데 부담이 좀 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지난해부터 공조부가 전국 수십개 감리업체들을 압수수색하며 집중하고 있는 'LH감리 입찰담합' 사건에 인력이 많이 투입되면서 새로운 사건에 착수하기 어려운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내놨다. 이 사건에 공조부 검사 8명 중 절반가량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최근 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와 형사2부(부장검사 조아라)에서 각각 수사하고 있는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의혹', '김정숙 여사 인도 외유출장 의혹' 사건에 공조부 검사 2명이 파견되는 등 일손 부족 문제도 큰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와 법조계는 지난달 말 단행된 인사로 새로 공조부장으로 부임한 김용식 부장검사가 착수할 '1호사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 부장검사 부임 이후 공조부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모습도 포착된다. 김 부장검사는 휘하 일선 검사들에게 "구속할 사안이 아니면 압수수색을 자제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사실상 들고 있는 사건을 얼른 마무리하고 새로운 사건에 착수하라는 취지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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