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내년 가맹점 카드수수료 또 내릴듯…카드사 원가 낮아졌다

머니투데이 황예림 기자 | 2024.06.24 17:20
우대가맹점 카드수수료율/그래픽=윤선정

내년부터 가맹점의 카드수수료율이 또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금리 상승으로 카드사 영업원가(적격비용)이 높아질 것이란 예상과 달리 적격비용이 3년 전보다 낮아진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적격비용 산정 주기를 5년으로 늘리는 방안도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가 국내 카드사의 적격비용을 확인하기 위해 약식 시뮬레이션을 돌린 결과, 적격비용이 2021년보다 낮아진 것으로 확인했다.

적격비용은 카드사가 사업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비용을 고려해 산정한 영업원가다. 적격비용이 내려갔다는 건 카드사의 영업원가가 과거보다 저렴해졌다는 의미다. 금융위는 3년마다 적격비용을 재산정한 뒤 가맹점 카드수수료율을 조정한다.

금융위가 약식 시뮬레이션을 돌린 이유는 적격비용을 재산정한 2021년말 이후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카드사의 조달금리가 올라갔기 때문이다.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가 시행된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적격비용은 한번도 오른 적이 없었다. 금융위는 재산정한 적격비용을 근거로 카드사가 수수료율을 낮출 여력이 있다고 판단해 한차례도 빠짐없이 카드 수수료율을 내렸다. 그러나 2022년 이후 카드사의 조달금리가 2~3배 높아지면서 카드업계를 중심으로 적격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적격비용이 증가하면 수수료율을 높여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조달금리가 높아졌는데도 이번 약식 시뮬레이션에서 적격비용이 낮아진 이유는 카드사의 일반관리비가 줄어서다. 적격비용을 책정할 때 고려되는 비용으로는 자금조달비 외에도 △일반관리비 △위험관리비 △VAN(부가가치통신사업자)수수료 등이 있다. 이중 일반관리비가 적격비용 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일반관리비에 규모가 큰 인건비가 포함되기 때문이다. 적격비용이 내려간 것도 본업 경쟁력이 약해진 카드사가 구조조정을 통해 인건비를 줄여서다.


약식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라 내년 카드수수료율이 또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금융위는 적격비용을 재산정한 후 같은해 카드수수료율을 조정하고 변경된 수수료율을 이듬해부터 바로 적용한다. 일각에선 연매출 3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의 카드수수료율은 더이상 내릴 여력이 없어 연매출 3억 초과~30억원 이하 중소가맹점의 수수료율을 낮추는 방향으로 조정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금융위는 2021년 영세가맹점의 카드수수료율을 기존 0.8%에서 0.5%로 내렸다. 중소가맹점의 카드수수료율은 1.3~1.6%에서 1.1~1.5%로 낮췄다.

약식 시뮬레이션 결과가 카드 수수료율을 낮출 수 있는 방향으로 나오면서 적격비용 재산정 주기를 연장하는 방안도 사실상 폐기 수순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적격비용 재산정 주기를 기존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는 안을 유력하게 검토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적격비용이 어떻게 산정될지 예상하기 위해 약식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거라 정확성을 담보하긴 어렵다"며 "재산정 주기 연장 논의도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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