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업체 유치해 기술 받는다? EU의 미국과 다른 대처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 2024.06.24 17:37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추가 관세 문제에 대해 중국 정부와 협상을 하기로 한 가운데, EU 국가들은 미국과 달리 중국산 '저가 공세'에 장벽을 높이 치기보다는 '집안으로 끌어들이기' 전략을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럽연합(EU) 행정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1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을 방문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2024.6.11 /로이터=뉴스1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의 위협과 중국의 저가 수입품 사이에서 압박받는 유럽 국가들이 중국과의 투자 합작 법인 등 노하우를 얻으려는 방식으로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짚었다.

EU는 중국의 부당한 보조금 지급을 이유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현행 10%인 관세에 최대 38.1%의 상계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 때문에 EU 수입국들의 자동차 산업에 피해가 생겼고 이는 불공정한 무역 행위라는 의미다. 이에 맞서 중국이 EU산 돼지고기 등에 대한 반덤핑 조사로 맞불을 놓았지만, 지난 주말 양측은 관세에 대해 협의를 하기로 했다.

다만 EU의 관세율은 100%를 붙이기로 한 미국과 차이가 크며 유럽 내 분위기도 역시 미국과 다르다. 지난 4월 스페인 자동차 브랜드 에브로와 중국 체리자동차는 현지 공동생산 계약을 맺었는데, 페드로 산체르 스페인 총리가 합작사 설립 행사에 참여할 만큼 기업 유치에 적극적이었다. 비야디(BYD)는 2017년부터 운영하던 헝가리 공장 증축을 위해 최근 토지 구매를 발표했고,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링파오(립모터)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합작기업 '스텔란티스'와 협업해 폴란드에 생산공장을 만들 계획이다.

샤오미의 첫 번째 전기차 SU7이 25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 새로 연 샤오미 쇼룸에 전시되어 있다. 2024.03.25 /로이터=뉴스1
2000년대 초 저가 단순 생산제품이 중심이었던 1차 중국산 쇼크와 달리 지금의 중국산 공세는 전기차, 태양광 등 첨단 제품 중심이라는 점은 유럽의 대응을 다르게 만든 이유 중 하나다.

로듐그룹의 유럽-중국 전문가인 노아 바킨은 WSJ에 중국이 이전에 새로운 기술을 들이기 위해 외국인 투자를 환영했다면서 "이제 유럽은 기술 이전이 다른 방향으로 이뤄지길 열망한다"고 진단했다. 유럽 지역 내 중국 업체를 유치해 기술을 받아들일 상황이라는 것이다. 일부 분석가들은 중국 제조업체가 유럽에서 성장하면 더 많은 사람이 전기차로 전환하도록 자극하고 정부가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유럽 제조업체에 도움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GDP(국내총생산) 내 제조업 비중이 11%인 미국에 비해 EU는 15%로 상대적으로 크다. 자동차 산업이 발달한 독일은 제조업 비중이 18%에 달하며, 독일기업 폭스바겐은 매출의 약 3분의 1이 중국에서 나온다.

WSJ은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재선 시 모든 수입품에 대한 보편적 관세(10%)가 현실화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유럽과 미국의 관계가 약화되고 유럽과 중국의 산업 및 기술 연계는 강화되면서, 중국 자동차 브랜드가 유럽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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