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곳 중 7곳 중단된 '지역주택조합'…동작구 몰리는 이유는?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 2024.06.23 15:45

지역주택조합 118곳 중 동작구 23곳 최다…"주민들 추진의지, 사업성 높아"

'118대 0.' 사업 지연·사기·파산 등으로 '지옥주택조합'이라는 오명을 쓴 지역주택조합 사업 10곳 중 7곳은 사업이 초기 단계에서 제자리걸음하고 있다. 현재까지 설립된 118개 조합 중 대다수가 이름만 건 '좀비 조합'이다. 일부 해산총회를 열기도 했지만, 실제 해산한 조합은 한 곳 없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현재 서울 시내 사업지 118곳 중 70%가 넘는 87곳이 지구단위계획까지도 진행하지 못하고 '조합원 모집 신고'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조합원을 모집하겠다고 신고만 하고 실제 사업은 진행되지 않은 셈이다. 관련 모집 인원은 4만4000명, 총가구 규모는 12만3200명으로 추산된다.

모집신고 단계 87곳 중 76곳(87.3%)은 모집신고 후 2년이 경과됐다. 그나마 조합설립인가 단계까지 진행한 14곳 중에서도 8곳(57.1%)은 조합설립인가 후 3년이 지났다. 2~3년 동안 별다른 사업 진행이 없었던 조합 중 47곳은 해산총회를 열기도 했지만, 실제 조합을 해산하지는 않았다.

지역주택조합은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되면 저렴한 비용으로 신축 아파트를 마련할 수 있지만, 지옥주택조합이라는 오명처럼 성공 사례가 극히 드문 게 현실이다. 118곳 중 실질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곳은 17곳(14.4%) 정도다.


조합·업무대행사의 부적정한 사업비 관리, 불투명한 정보 제공 등 주택법 위반 운영 등 조합원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옥수동 306번지 일대 사업지는 조합원 428명에게 430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조합장, 감사가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금융비용 등 자금난을 이기지 못해 파산하는 조합도 나온다. '행운동 더퍼스트힐(옛 서울대역편백숲2차) 지역주택조합 설립추진위원회'는 이달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파산선고를 받았다. 지역주택조합 파산은 2020년 1건, 2021년 1건, 2022년 0건에서 지난해 6건으로 급증했다.
지역주택조합 사업단계별 추진현황/그래픽=김다나


사업 추진 원활한 지역 20여곳…동작구 성공사례도 가장 많아


시는 원활한 사업 추진이 예상되는 사업지를 20곳 안팎으로 보고 있다. 동작구(23곳), 영등포구(11곳), 마포구(10곳) 등이 가장 활발한 지역이다. 시 관계자는 "동작구는 과거 성공한 사례로 (지역주택조합에 대한) 주민의 저항감이 적다"며 "서초구와 인접해 입지가 좋은데 반해 지가 대비 신축 아파트 분양가는 높아 사업성이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에서 과거 준공된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24곳 중 8곳(33%)은 동작구에 있다.

시는 지역주택조합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올해 초에는 사업 추진 지지부진한 조합을 구청장이 '직권해산'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국토부에 건의했다. 현행 법에서는 자진해산 하지 않은 좀비조합에 대한 직권취소가 불가능하다. 시 관계자는 "직권해산 시 조합원이 이미 납입한 비용 손실은 불가피하지만, 추가적인 피해는 막을 수 있다"며 "청산이 될 경우에는 보유자산과 채무에 따라 납입비용 일부라도 보전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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