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당권 주자들은 오는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잇따라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시간은 나 의원이 오후 1시, 한 전 위원장이 오후 2시, 원 전 장관이 오후 3시로 잡았다. 출마 선언 회견을 1시간 간격으로 잡아 '맞불 형식'이다. 또 다른 당권주자인 윤 의원은 이들에 앞서 이날 오전 지역구인 인천 미추홀구 용현시장에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했다.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안철수 김재섭 의원이 불출마하면서 이번 당 대표 선거전은 1강(한동훈), 2중(원희룡·나경원), 1약(윤상현) 구도로 짜여졌다는 평가다. 한 전 위원장에 맞서 나 의원과 원 전 장관, 윤 의원이 맞서는 '한동훈 대 반한동훈'의 그림이 예상된다.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보이며 대세론을 형성한 한 전 위원장은 확실한 '1강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한 전 위원장은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17~18일 전국 성인 1002명(무선 ARS)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당 대표로 가장 적합한 인물에 대해 물은 결과, 56.3%(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2.3%)의 지지를 얻었다. 뉴스1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4~15일 전국 성인 1008명(무선 전화 면접)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한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지지층 가운데 59%(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10.4%)의 지지를 얻었다.
한 전 위원장 입장에선 '어대한' 분위기를 이어가 1차 투표에서 확실한 과반 득표를 하는 것이 목표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당 대표 선거의 경우 2중(나경원·원희룡)과 1약(윤상현)이 1강(한동훈)을 포위하는 양상으로 펼쳐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1차 투표에서 한 전 위원장이 과반 득표에 실패할 경우 결선투표에서 변수가 생길 수 있다. 2위 그룹이 단일화를 통해 친윤(친윤석열), 반한(반한동훈)계의 집결을 꾀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결선 투표에서 한 전 위원장의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 총선 중구·성동구 을 국민의힘 후보자 경선에서 하태경 전 의원이 1차 경선에서 46.01%로 1위를 했지만 과반을 넘기지 못했고 2위 였던 이혜훈 전 의원이 결선투표에서 51.58%(5% 여성가산점 포함)를 받아 하 의원을 꺾은 바 있다. 당시 이 전 의원은 1차 투표에선 29.71%였지만 결선에선 두배에 가까운 표를 받았다. 1차 경선에서 3위를 했던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장관에 대한 지지세가 결선 투표에서 이 전 의원쪽으로 옮겨간 영향이었다는 분석이다. 이번 전당대회에 나서는 한 전 위원장 역시 결선으로 갈 경우 친윤계 및 반한계의 결집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개인 선거 경험이 없는 한 전 위원장에 비해 나 의원, 원 전 장관, 윤 의원 등은 수많은 개인선거를 치른바 있기에 단순 여론조사 결과로만 승부를 재단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나 의원은 17, 18, 19, 20, 22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비록 낙선은 했지만 21대 국회의원 선거, 서울특별시장 보궐선거 등에 출마한 이력이 있다.
원 전 장관 역시 16, 17, 18대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제주도지사 재선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 22대 국회에서 낙선했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라는 대선주자급 제1야당 정치인과 맞붙어 근소한 차이로 패배했다.
윤 의원은 18대부터 22대까지 한 지역구에서만 5선을 했는데 이 중 2번은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한 저력을 보인 바 있다. 반면 한 전 위원장의 경우 임명직 공무원 생활 이후 정치에 뛰어들어 지난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전체 선거를 지휘했을 뿐 본인 선거를 치른 적이 없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 분위기가 지금까지는 '어대한'으로 흘러왔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중량급 인사들이 당권 레이스에 참여한 것만으로 단기간 내에 판세가 한방에 뒤집혀질 것이라곤 보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일부 여론조사가 반영된다고는 해도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의 본질은 당원 투표"라며 "총선 등에 비해 조직 동원 여부가 승부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것이 분명한 만큼 결과는 말 그대로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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