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상호금융권(농협·수협·신협·산림조합·새마을금고) 종합 발전 방안의 하나로 업권 건전성을 끌어올릴 대책을 고심 중이다.
그간 상호금융은 조합원 중심의 지역·서민금융기관이라는 특성이 감안돼 비교적 느슨한 규제를 적용받았다. 하지만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등으로 영업을 확장하면서 10년간 외형이 2배가량 커졌다. 여기에 고금리 기조가 장기간 지속하면서 건전성이 빠르게 악화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상호금융 연체율(총여신 대비 1개월 이상 연체액)은 2022년 1.52%에서 지난해 말 2.97%로 1.45%P(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총여신 대비 3개월 이상 연체액) 비율은 1.84%에서 3.41%로 1.57%P 올랐다.
특히 올해 신협 연체율이 급등했다. 금감원은 이달 초부터 신협 중앙회를 대상으로 수시검사에 착수했다. 신협 연체율은 지난달 말 기준 7%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다른 상호금융도 연체율이 오르는 상황인데 신협의 상승 경향이 조금 더 강해 사전적 관리 차원의 검사"라며 "은행을 포함해 전 금융권 건전성이 안 좋은 상황인데 특히 2금융권이 조금 더 취약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유사시 상호금융의 위기대응능력을 강화할 방안으론 우선 순자본비율 규제 상향이 거론된다. 순자본비율이 높을수록 손실 흡수 능력이 좋다. 현행 규제로는 신협·수협·산림조합은 2%, 농협은 5% 이상의 순자본비율을 유지해야 한다. 최근 상호금융 외형이 크게 성장한 만큼 해당 기준을 더 높일 필요성이 제기됐다. 조합 규모별로 규제를 차등 적용할 수도 있다. 가령 저축은행 순자본비율 기준은 7%이지만 자산 1조원 이상인 곳에는 8%가 적용된다.
상호금융권은 건전성 제고 취지와 방향성에는 어느 정도 수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몇 해 전만 하더라도 규제 이야기만 나오면 난색을 보였던 상호금융권이지만 지난해 새마을금고 뱅크런 사태 이후로는 건전성 제고 필요성에는 공감하게 됐다는 게 금융당국 설명이다.
다만 실제로 구체적인 안이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개별 금고마다 사정이 다르기에 새로운 규제를 이행할 수 있는지 문제가 있다. 상호금융권은 조합별 특수성에 맞는 규제의 반영을 금융당국과 논의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건전성 제고 방안을 일순간에 적용하거나 단계적으로 도입하든지, 또는 항목별로 순서를 둘 수도 있다"며 "업권의 의견을 들어보고 협의해 나가야 하지만 하반기에 반드시 완성된 안이 나오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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