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웠던 이희준이 사랑스럽다니! "형, 이렇게 웃긴 사람이었어?"

머니투데이 이경호 기자 ize 기자 | 2024.06.21 14:58

'핸섬가이즈'에서 반전 매력 뿜어내며 극장을 들었다 놨다

영화 '핸섬가이즈'의 이희준./사진=NEW/(주)하이브미디어코프


"행님아" "으하하하하", 영화가 끝나고 극장에서 나설 때 귓가를 맴도는 이희준의 목소리다. 그렇다. 제대로 웃겼다.


배우 이희준에게 이런 매력이 있을 줄 몰랐다. 항상 어깨에 힘 딱 주고, 인상 팍 쓰고,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이 익숙했는데 대반전이다. 영화 '핸섬가이즈'(감독 남동협, 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를 통해 이성민과 함께 '퍼니 가이즈'로 변신한 이희준이다.


이희준이 오는 26일 개봉될 영화 '핸섬가이즈'에서 파격변신을 시도했다. '핸섬가이즈'는 평화로운 전원생활을 꿈꾸던 재필(이성민)과 상구(이희준)가 하필이면 귀신들린 집으로 이사 오며 벌어지는 고자극 오싹 코미디다.


영화 '핸섬가이즈'의 이성민, 이희준./사진=NEW/(주)하이브미디어코프


'핸섬가이즈'는 재필과 상구, 두 주인공에게 끊임없이 벌어지는 불미스러운 사건이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재필이 섹시가이라고 부르는 상구는 외모가 아닌 내면이 섹시한 인물이다. 단발머리에 구릿빛 피부에 무표정도 험상궂다. 우람한 팔뚝, 떡 벌어진 어깨는 '조직폭력배 출신?'이란 오해를 부르기 쉽다.


이런 상구에게 큰 반전이 있었으니, 내면이다. 첫인상은 1초도 같이 있고 싶지 않은 모습이지만, 같이 있으면 1초도 심심하지 않다. 세상 누구보다 순수한 내면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가슴 속 꽃밭에는 샘물이 흐르고 사슴과 토끼가 뛰어다닌다. 물론, 그의 말을 먼저 들어야 그 사실을 눈치챌 수 있는 일. 다 쓰러져가는 드림하우스 안에서 투덜거리는 재필과 달리 초긍정 마인드로 방방 뛰면서 기뻐하는 모습은 박장대소를 유발한다.


영화 '핸섬가이즈'의 이희준./사진=NEW/(주)하이브미디어코프


"상구의 매력은 이희준이었기에 가능했다"는 말을 할 정도로 이희준의 티 없이 해맑은 연기로 상구의 캐릭터가 터프, 아니 섹시하게 완성됐다.


이희준은 '연기고수'답게 끊임없는 반전 연기로 상구의 매력을 극대치로 끌어올린다. 찰랑까지는 아니지만, 단발머리 쓰윽 넘기면서 세상 다정하게 "행님아"라고 부르는 순간 무장해제되며 경계심이 와르륵 무너진다. 입만 열면 험상궂은 아저씨에서 감성 충만한 소녀 같은 모습으로 변신한다. 피지컬과는 전혀 다른 성격을 보여주는 이희준이다. 극에서는 분명 진지한데, 그의 행동이나 대사 하나하나가 웃기고 사랑스럽다.



이희준은 '핸섬가이즈'에서 작정하고 내려놓은 듯, 능청스럽게 코미디 연기를 펼친다. 개봉에 앞서 공개된 '핸섬가이즈' 예고편 속 이희준 모습은 빙산의 일각. "아오, 깜빡 속았네"라고 할 정도로 긴장감을 끌어올린 상황에서 대사 하나, 외마디 비명으로 분위기를 웃기게 만들며 극장을 뒤집어버린다. 표정 연기도 빼놓을 수 없다. 얼굴만 봐도 웃음을 터트릴 수밖에 없다.


여기에 예고편에서 일부 등장했던 댄스 타임은 '핸섬가이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이다. 상큼하면서도 해맑은 이희준의 코믹 명연기가 배꼽을 잡게 만든다. 이렇게 코믹 연기를 잘할 수 있다는 걸 왜 이제까지 못 알아봤는지 궁금할 정도다. 관객들과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실제 정체 숨기고 살아온 '사기꾼'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천생배우'다.


이희준이 '핸섬가이즈'의 상구에게 녹인 연기력은 대단하다. 드라마, 영화, 연극 등에서 연기력을 쌓아온 그의 연기 내공을 다시 한번 체감하게 된다.


영화 '핸섬가이즈'의 이희준./사진=NEW/(주)하이브미디어코프


이희준의 변신이 더 파격적으로 느껴진 건 올해 그가 선보였던 작품들에서 보여준 모습들과 온도차가 매우 크기 때문. 넷플릭스 '살인자ㅇ난감'에선 연쇄살인범 송촌, 디즈니+ '지배종'에선 이기적인 국무총리 선우재 역할을 맡아 악역 연기의 진수를 보여줬다. 모골이 송연해질 정도로 악독했던 그가 '핸섬가이즈'에서 보여준 코믹연기는 같은 사람이 연기한 게 맞나 의심이 들 정도로 상상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이제까지 이희준은 영화, 드라마에서 유독 카리스마 넘치거나 지독한 악역을 많이 연기했다. 물론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2012년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처럼 얼굴은 험상궂은데 심성은 고운, 인간미 넘치는 역할도 종종 맡으며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과시하곤 했다. 악역이든 선한 역이든 항상 작품에서 자신이 맡은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치로 끌어올리며 대중이 '믿고 보는 배우', 제작진이 '믿고 맡길 수 있는 배우' 위치에 올라섰다.


이미 이희준의 얼굴을 모두 다 봤다고 생각했던 관객들은 '핸섬가이즈'를 보면서 이제까지 보여준 건 그가 가진 능력의 십분의 일도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아직 보여줄 얼굴이 수없이 많을 것 같다는 기분 좋은 예감이 든다.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매 작품 완벽히 임무를 수행해온 이희준의 인생 캐릭터 경신 릴레이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그걸 지켜보는 건 대중에게 큰 즐거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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