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다를바 없다"…미 의회, 러 '테러지원국' 지정 법안 발의

머니투데이 이지현 기자 | 2024.06.21 14:26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일 (현지시간) 베트남 방문을 마치고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서 출국 전 취재진을 만나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공급한다면 아주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2024.06.21 ⓒ 로이터=뉴스1
미국 의회에서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러시아가 당초 미국에서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됐던 북한과 군사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위 협력을 맺었다는 이유에서다.

20일(현지시각) 더힐 등에 따르면 미국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민주당 리처드 블루먼솔 상원의원은 이날 워싱턴에서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국무부가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공개했다.

해당 법안에는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함에 따라 미국에 기반을 둔 모든 해외 원조를 차단하고 방위 관련 수출 및 판매, 이중용도 품목 수출 등을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미국 정부 지정 테러지원국은 북한과 쿠바, 이란, 시리아 4곳이다.

아울러 미국인이 고문, 인질 납치 등 피해를 입었을 때 테러지원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소송에서 승리할 경우 테러지원국이 제재로 압류된 자산에서 보상받을 수 있다. 미국 내 소송에 대한 러시아의 면책 특권을 크게 축소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외교 활동과 의료 무역은 제재에서 제외했으며,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가 더 이상 테러지원국이 아니라는 결정을 내리면 의회 승인 없이 신속하게 지정을 철회할 수도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0일 "러시아연방 대통령을 환영하는 의식이 6월 19일 김일성광장에서 거행됐다"라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수십만 평양시민들이 떨쳐나 최대의 국빈으로 맞이했다"라고 보도했다./사진=(평양 노동신문=뉴스1)
기자회견에서 블루먼솔 의원은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함께 있는 사진을 가리키며 "세계에서 가장 독재적이며 잔혹한 행위를 저지르는 두 지도자가 함께 서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이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는 것에 담긴 메시지가 러시아에 대한 제재 강화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블루먼솔 의원은 "세상에 전하는 이 메시지는 실제 결과만큼 도덕적인 의미에서도 중요하다"며 "잔혹 행위를 일삼는 러시아는 살인자들의 클럽인 '테러지원국' 그룹에 들어갈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우리는 푸틴 대통령을 테러국 후원자로 낙인찍어 도발하려는 게 아니다"며 "북한과 러시아의 방위 협정 후 우리가 맞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다른 어떤 순간보다 중요한 순간"이라며 "북한과 방위 협정을 맺는 모든 국가는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법안이 실제로 통과돼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국 국무부는 이같은 법안에 더힐에 보낸 성명을 통해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는 것은 러시아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고 강력한 길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면 차후 협상 시 신속하게 방향을 바꾸기 어렵고, 러시아 자산이 미국 법원에 묶여 전쟁에 대한 손해 배상금을 지불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며 "지금까지 우리의 제재를 매우 효과적으로 만든 다자간 공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9일 유사시 상호 군사 개입 등을 담은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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